교고쿠도 시리즈인 철서의 우리와 싫은 소설을 봤습니다.

먼저 싫은 소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장르입니다. 별다른 줄거리 없는 소설.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데 그게 말 그대로 싫은 느낌인 겁니다. 소설 전체가 정말 싫은 소설이예요. 이 작가분 작품을 좋아해서 보지도 않고 산 책인데 이런 책인줄 알았으면 아예 펴보지도 않았을겁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다 싫더군요. 소설로 이런 강렬한 이미지와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작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굳이 싫다는 감정을 이렇게 낱낱이 나열할 필요가 있을까요? 솔직히 너무나도 불쾌한 소설이었습니다.

철서의 우리는 교고쿠도 시리즈인데 이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점점 사설이 길어지고 있는듯 합니다.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망령이나 요괴등은 진짜 존재하는게 아닙니다. 이 작가분의 다른 소설인 항성백물어에 나오는 요괴들도 마찬가집니다. 실제 요괴가 아니라 인간의 아집이나 뭐랄까 인간 내부의 어떤 감정의 찌꺼기 같은 것들을 요괴라든가 망령이라는 이름으로 정의하고 그걸 주인공이 말로써 납득시킴으로써 제령을 한다는 구조입니다. 요괴나 망령을 만든건 결국 인간의 마음인 것이고 그것을 범인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이해 시키는게 말로써 낱낱이 풀어서 설명하는게 결국 제령인거지요.

그러니만치 말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요괴를 설명하는 부분도 길고 배경 지식을 설명하는 부분도 길고 마지막에 제령이라고 하면서 그런 요괴가 생겨난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는 부분도 무지하게 길죠.

하지만 이번 소설이 그 중 최강인것 같습니다. 3권이나 된다 싶더만 그중 1권 반정도의 분량은 일본의 종교중 선종에 대한 배경 설명, 참선에 대한 설명, 깨우친다는것에 대한 설명 등등이 엄청나게 길게 나옵니다. 불교의 기원에서부터 그것이 일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까지 읽고 있다보면 내가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 것인가 하고 헷갈릴 지경입니다.

첫 도입부는 제법 재미있습니다. 근데 이 중간 부분이 퍽 지루해요. 이걸 넘기고 하권의 중반을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미있습니다. 아마도 중권이 최고의 고비가 아닐까 합니다. 2권째를 넘어가면 마지막은 술술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읽을만 합니다.

요괴에 대한 독특한 시각에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는 작품인데 이번 시리즈는 좀 지루했습니다. 마치 자신의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불쾌하기까지 하더군요. 싫은 소설이랑 같이 읽어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그 전에 읽은 죽지 그래도 사실 퍽이나 불쾌한 소설이었거든요. 철서의 우리만 봤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죽지 그래에 싫은 소설까지 보고 나니 웬지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불쾌했던적은 살인자의 건강법이후 처음입니다. 지루하거나 재미없는게 아니라 정말 싫은 소설이더라구요. 그 여파가 철서의 우리까지 미친듯 싶네요.

이제까지는 가리지 않고 발간되는대로 사던 작가분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다시 생각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웃는 이에몬, 죽지 그래, 싫은 소설까지 연속 3권이 소설을 읽는데 진짜 기분이 나빴거든요. 앞으로는 그냥 교고쿠도 시리즈만 보는걸로 할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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