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월드 2막은 대충 2개의 구도로 나뉩니다. 둘 다 하급무사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는 한데 한쪽은 기이한 사건이나 원령등이 등장하는 구조고 나머지 한쪽은 그런게 없는 이야깁니다. 개인적으로 전 괴담이나 기담을 워낙 좋아하는터라 전자의 이야기를 훨씬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런 유령들은 웬지 현대사회보다 이런 중세시대쯤를 배경으로 할때 가장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이 주인공은 흔들리는 바위에 등장한 남들은 볼수없는것을 보는 오하쓰와 무가 집안의 장자로 장차 그 자리를 물려받아야 하지만 본인은 전혀 다른 꿈을 꾸고있는 우쿄노스케입니다.

말하는 검은 단편들의 모음으로 오하쓰가 처음으로 괴이한 사건들을 보기 시작할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오하쓰가 등장하지 않는 것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다른 것들에 비해서 두께도 얇고 이야기도 간단합니다. 오하쓰가 이런 사건에 몸담게 되는 시작점이 나와있어서 나름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쿄노스케는 등장하지 않지만 다른 두 편에는 등장하지 않는 둘째 오빠가 등장하는데 이 분 너무 매력적입니다. 단독 주인공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다른 책에는 등장하지 않는게 안타깝습니다.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약간 시시하달수도 있지만 오하쓰의 다른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그녀가 어쩌다 이런 세상에 몸담게 됐는지 그 시작을 알수있는 이 작품도 재미있게 볼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미인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온 가미카쿠시가 주제입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번역이 힘든 단어죠. 원제는 천구풍인데 우리나라 제목은 미인으로 바뀌었더군요. 어차피 천구풍도 우리나라말로는 한 단어로 번역이 되는 말이 아닌지라.

두 콤비와 새로 등장한 고양이의 활약상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무시무시한 집착이 낳은 사건을 보면서 좀 씁쓸하더군요. 이 책에서도 역시나 마음이 예뻐야 진짜 아름다운 것이라는 세상이 다 아는 진리로 끝을 맺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거 우리는 알잖습니까. 아름다운에 집착하는 여자를 우습게 보면서도 온 세상이 여자들에게 그런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세상이죠. 그나마 저 시대는 얼굴만 보지만 온 몸을 보여주는 지금 세상에서는 날씬한 몸매, 긴 다리, 멋진 비율에 좋은 차림새까지. 미인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얼굴만 예뻐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게 세상 이친데. 자신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자신을 망치고 말았지만 어딘지 가련하더군요. 그것밖에 기댈것이 없다는 점이요.

말하는 검의 후기를 보면서 알게된건데 우리나라에서의 출간순서와 실제 출간순서가 다르더군요. 어쩐지 조금 뒤죽박죽인 느낌이더라니. 전 이런거 순서대로 보는데 약간 집착하는 타입이라 순간 확 짜증이 나더라구요. 이야기 순서를 맞춰서 출간하란 말이야-라며 혼자 씩씩댔습니다. 꼭 연결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하니 별 상관없는데 쓸데없는데 저도 집착한단 말이죠.

이제 외딴집이 남았는데(이게 사실 이 시리즈의 첫편으로 발간됐죠) 살짝 보니 이게 좀 너무 슬픈 줄거리라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사실 안사려고까지 했었죠. 네 권을 연달아 봤으니 살짝 교고쿠도 시리즈로 눈을 돌릴까 싶습니다. 미야베 월드 2막과 교고쿠도 시리즈는 현재 가장 애정하는 일본소설입니다. 특별히 애정하는 책들만 따로 모은다고 한게 너무 안쪽에 넣는 바람에 애만 태우다 할수없이 요번에 책무덤을 아주 뒤업고 찾아내고 말았습니다. 뒹굴뒹굴 좋아하는 책들을 읽고 있는 요즘. 너무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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