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읽은 책 3권입니다. 생각보다 좋았던 것, 별로 얻을게 없었던 것, 생각보다 실망이 컸던 것.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네요.

 

 

 

 

 

 

 

 

 

 

 

 

 

먼저 생각보다 괜찮았던 책입니다. 이 책도 한창 미쳤을때 산 책이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산 책입니다. 제목만 보고 일종의 잡학사전같은거, 과학적인 질문에 대답해주는 상식사전같은거, 뭐 이런걸 예상하고 산 책인데 전혀 다른 장르더군요. 오히려 동화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일본에서 유명한 시인이라는 분이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인터넷 신문에 연재하던건중 일부를 편집한 책인데 질문도 대답도 약간 메르헥틱하네요. 책 디자인도 그렇고요. 예를 들면 검지는 왜 사람을 가르키나요? 라든가 어른이 된다는건 어떤건가요? 같은 일종의 답이 없는, 엄밀히 말하면 정답이 존재할수 없는 종류의 질문에 노시인이 나름 성실하게 답한 내용들이 귀여운 그림과 함께 실려있습니다. 디자인만 보면 동화예요. 내용도 그렇게 멀진 않구요.

이런 종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본래 답이 없는데 남한테 물어본다고 무슨 수가 나는것도 아니니까요) 첫 장만 보고 이건 완전 실팬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게 그렇게 나쁘지 않더라구요. 별 수 없는 질문과 답들이 재미있더군요. 이런걸 물어보는 어른이 있단 말이야? 싶었지만 성실히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그게 보기 좋아 보이더라구요. 제 취향이 전혀 아닌 책인데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 현재 미혼이고 결혼계획이 없으며 아이를 가질 계획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다던가,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것에 대해서 뭔가 세상의 이해라든가 그런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내 선택이고 내 삶이 이런쪽으로 흘러온것 뿐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이 없는 독신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참 폭력적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어디가 모자란거 아니냐, 가진것도 없는 주제에 눈만 높다, 성격이 나쁘다, 결혼을 못해서 노처녀 스트레스가 심하다 등등등. 특히나 이 노처녀 히스테리란거 말이죠. 아주 사람을 우습게 만들거든요. 노총각 히스테리란 말은 없잖아요. 그런데 마치 결혼못한 여자들은 특별히 더 그 상황에 불만이 많은듯이, 마치 남자가 없어서 세상을 미워하기나 하는것처럼 폄하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죠. 분명히 잘못을 해서 지적했슴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당한 주장을 하고 있슴에도 불구하고 이 노처녀 히스테리라는 말로 상황을 넘기려는 사람들이 꽤 되거든요. 이제야 뭐, 그런 지적 자제도 제가 귀찮아서 하지 않지만요.

그런 상황에서 산 책인데(사실은 3년이나 전에 산 책인데) 막상 읽어보니 하등 쓸모가 없네요. 별 내용도 없고요. 첫째로 표본집단이 너무 작아서 그게 관여 신빙성있는 연구결과가 될수 있단 말이냐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배경이 독일이다보니 우리나라랑은 여건이 맞지 않는다는 사정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래도 내용이 우리가 보통 상식선에서 생각할수 있는 그 정도에요. 이거 굳이 책으로 읽지 않아도 다 아는 내용 아니냐 싶더라구요. 하기사 살다보니 상식을 모르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요. 여튼 별 도움도 안되고,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것도 아니고 해서 큰 재미는 없었지만 그냥저냥 다른 여자들도 이런 생각들 하는구나 수준에서 읽어보면 나쁘지는 않은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앞선 선진국에서조차!! 여전히 현실은 이렇구나 라고 생각하니 웬지 기운이 빠지는것도 같군요.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여자로는 안태어나고 싶네요.

 

 

 

 

 

 

 

 

 

 

 

 

 

 

이 책이 바로 문제의 책, 생각보다 실망이 컸던 책입니다. 저는 이 분 책, 다 사본 사람입니다. 생활명품산책이라는 책에 홀딱 반해서 이 분 책이라면 다 사봤습니다. 하나같이 다 좋았구요.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놀랄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딱 까놓고 말해서 한 챕터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이럴수가, 망연자실, 다시 한번 봤습니다. 역시나 별로였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잠깐 너무 놀랐습니다. 생활명품산책이나 내 인생의 친구같은 책들을 읽을때와 뭐가 그렇게 달라진걸까요. 이 분이 변한건지 제가 변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변한걸까요? 그렇다고 이렇게나 좋아하던 분의 책이 한순간에 한 챕터도 마음에 안들수가 있는걸까요?

처음에는 실망이 커서 잠깐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분이 변했던들 제가 변했던들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마다 다를수도 있는 법. 다음 책은 또 깜짝 놀랄만큼 좋을수도 있겠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