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 갯장어가 꼬들꼬들, 햇양파가 아삭아삭
가쿠타 미츠요 지음, 염혜은 옮김, 모가미 사치코 그림 / 디자인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음식 얘기는 별 대수롭지 않은 얘기지만 읽고 있으면 웬지 사람이 행복해집니다. 제가 싫어해서 평소 절대 먹지 않는 음식조차도 맛있겠다며 읽게되죠. 웬지 모르지만 음식은 화면으로 직접 보여줄때보다 오히려 책으로 읽으면서 머리속에서 상상할때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이 책도 표지의 갯장어가 꼬들꼬들, 햇양파가 아삭아삭-이라는 문구에 빠져서 산 책인데 사실 갯장어도 햇양파도 안좋아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건 작가분도 저같은 편식쟁이라는 점입니다. 오로지 고기만 밝히고 야채나 생선은 엄청나게 싫어했다고 스스로 당당히 밝히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30세 이후에 편식하는 습관을 몽땅 고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점입니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고치려고 했다는데 그게 노력으로 고쳤다는 점이 특히나 그렇게 늦은 나이에 고쳤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저도 편식쟁이라 아는데 이거 고치기 참 힘들거든요. 저도 역시나 고기만 좋아하는 육식파거든요. 채소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특히나 샐러드같은 생야채는 질색입니다. 나물이라면 모를까 생야채를 우걱우걱 씹는건 이해가 안되요. 채소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정말 그렇기만 하다면 인간들은 지금쯤 초식동물로 진화했겠죠. 골고루 먹는게 좋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역시나 고기가 좋거든요.

편식이라고 해도 전 집밖에서는 굳이 그렇게 가리지 않습니다. 사회생활을 1,2년 한것도 아니고 하니 제가 좋아하는것만 먹기는 힘들거든요. 분위기 따라서, 혹은 보스의 마음에 따라서 먹기 싫은것도 먹어야 할때가 있고 더구나 이 나이 먹고서 식당에서 음식투정 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절대 먹지 않는것이 있으니 회입니다. 이것도 뭐 초장범벅으로 먹으면 목구멍으로 넘길수야 있지만 그건 먹는게 아니고 또 싼 음식도 아닌데 그러면서까지 먹을건 없다 싶어서 회만은 절대 먹지 않습니다. 그건 도대체 무슨 맛인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구운 생선은 좋아하는 편인데.

책에 나오는 음식을 대부분 제가 싫어하는 쪽입니다. 예전에는 작가분도 싫어했다가 편식을 고치기로 마음먹은후에 좋아지게 된 음식이 주로 나오는데 그게 저도 대부분 싫어하는 것들이더라구요. 먹기는 먹지만 내 돈 주고 사먹지는 않는다 뭐, 이런 영역에 속하는 음식들입니다. 읽는 동안 정말 맛있을까? 편식을 이럴게 극적으로 고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지만 글을 너무 맛깔나게 쓰셔서 안좋아하는 음식들인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반성도 했구요. 노력하면 결국 편식조차도 고쳐지는구나 싶은게 조금 반성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별로 고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직은요. 좀 더 철이 들면, 그때는 바뀔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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