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를 훔쳐라 - +3
하라 켄야 지음, 이규원 옮김 / 안그라픽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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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님의 전기랑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책인데 그 책이 자서전이라면 이 책은 에세이집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던 15년전에 발표된 글을 모아서 현재 다시 쓴 글 세 개를 추가해서 +3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입니다.

15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뒤에 붙여진 글과 앞에 발표한 글에 별다른 세월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광고계에서 나름 젊은 감각을 부지런히 단련해온 결과인지 여전한 글솜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글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책에는 약간 불만이 있습니다. 이 책은 가격에 걸맞게 양장본에 비싸고 무거운 종이를 쓴 예쁜 책입니다. 안그라픽스는 언제나 책 편집이 아주 훌륭한 출판사라 이 점은 믿고 살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그런 사진집에다 어울리는 좋은 종이에다 그냥 글만 실었다는 점입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는 분이시니만큼 책에 나온 본인의 작품인 사진이나 포스터를 직접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런 사진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나마 본인이 손으로 슥슥 그린 스케치가 두어점 나오는데 그냥 연필로 대충 그린 스케치 그림을 보여주는데 이렇게 좋은 종이를 쓸 필요가 있나 싶더군요. 물론 글만 있다고 해서 좋은 종이 쓰지 말란 법은 없지만 이 책의 종이는 아무리봐도 사진집이나 화보등을 발간할때 쓰는 종이거든요. 그래서 전 솔직히 사진이나 본인 작품이 본문에 나올줄 알았는데.

저야 굳이 관심 두는 사람이 아니라도 이런저런 분야의 에세이집을 많이 사는 사람인지라 이 책을 사긴 했지만 사실 하라 켄야라는 사람을 알고 있었던건 아닙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관련 분야에 일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아무리 유명하다 한들 외국인이 상세히 알고 을만한 직업은 아니니까요. 그런만큼 이 분의 작품을 같이 보여줬다면 좀 더 이 분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아쉬웠습니다. 글 솜씨도 훌륭했고, 지금은 대가일지라도 이런 시절도 있었다는 시절도 느껴지고, 한창 성장하는 큰 나무를 보는듯한 글은 나름 좋았습니다만 이 점때문에 웬지 모르게 2% 부족한듯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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