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음식이라면 돈주고 먹으래도 먹기 싫은 요즘, 이 따땃한 제목의 책을 고른 이유는 순전히 아주 얇아서입니다. 단편집이라 가볍게 별 생각없이 읽을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고요.

이 책으로 오가와 이토님의 책을 세 권째 봤습니다. 적어도 세 권정도는 읽어봐야 좋은지 싫은지 판단할수 있지 않을까 하여 봤습니다만 역시나 약간 불쾌하네요. 이 작가분의 책은 다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참 괜찮은데 20%정도가 싫은 정도나 재미있는 정도가 아니라 불쾌함을 주거든요. 달팽이 식당도 그랬고 초초난난도 그랬으며 이 책도 그렇습니다.

이 책은 단편집이라 여러가지 다른 배경으로 음식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두 편은 썩 괜찮았는며, 세 편은 마음에 안드는 구석은 있지만 그래도 읽을만 하였고, 나머지 두 편은 아주 안좋았는데 특히나 표지의 그림에 나오는 저 한 명과 한 돼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단편은 몹시 불쾌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그려지는 이미지가 아주 불쾌했단 말이죠. 저도 돼지 싫어하지 않거든요. 실제로 보면 귀여워요. 덩치가 너무 커서 조금 함부로 다가설수 없어서 그렇지 귀여운데 이 작가분의 달팽이 식당에 나오는 돼지 이야기랑 이 단편에 등장하는 돼지 이야기는 불쾌하단 말이죠.

싫은건 괜찮습니다. 취향이 아닌 이야기도 있고 세상 모든 작가분이 다 좋을수는 없으니까요. 허나 불쾌한건 참기 힘들거든요. 음식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 불쾌했던건 살인자의 건강법이라는 책 이후로 처음입니다. 물론 살인자의 건강법에 나오는 내용만큼 불쾌하거나 구역질이 날 정도는 아니지만(전 도대체 이 구역질 나는 책이 그렇게 히트친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불쾌감을 주더군요.

책을 읽고 이런 강한 느낌을 받기는 참 어려운 일인데 그런 점에서 보면 상당히 굉장한 작가인것은 사실입니다. 책이라는 2차원의 세계속의 글을 읽고 아주 강력한 느낌을 받기는 이제 제 나이쯤되면 어려운 법인데 그걸 해낸게 굉장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 느낌이 좋은 느낌이 아니니까요.

가끔 미야베 미유키님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책을 읽을때 아주 강한 감정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모방범같은 책을 보면 분노, 화, 적개심 이런것들을 강력하게 느끼게 하는데 그런 감정은 오히려 괜찮습니다. 막 화를 내고 나서 책을 덮으면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낄때가 있거든요. 생각할 거리도 남는 법이구요. 그런데 불쾌감은 그런 시원함도 없이 그저 찜찜하게 마치 무슨 찌꺼기 마냥 남는단 말이죠.

세 권이나 봤슴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도라면 이제 더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가분의 책은 이제 이걸로 마지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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