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의 셰익스피어 순례
빌 브라이슨 지음, 황의방 옮김 / 까치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좋아하는 작가 빌 브라이슨의 세익스피어 순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에게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의 작품을 다수 읽어봤지만 첫째, 전 희곡을 안좋아하고 둘째, 어차피 번역본이기 때문에 그의 진정한 글솜씨는 모르는 것이고 셋째, 그렇게까지 대단한지는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영문학을 전공하신 분이야 그는 정말 위대한 작가야 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한국사람이고 그가 영어에 미친 영향이 아무리 크든 상관할바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지나치게 세계적으로 야단법석을 떨기 때문에 이 작가가 싫은것 같습니다. 청개구리 심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 지나치게 잘났다거나 좋다고 하는 건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믿지 않거든요. 이 작가를 그닥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말은 아마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을 들은후인것 같습니다. 웃기셔? 언제 인도가 바꾸자고나 하든? 왜 니들 혼자 난리야?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한 명의 인물이나 하나의 예술품이나 일단 한번 세상의 인정을 받아서 명품의 대열에 들면 그 다음에는 그게 잘못된건지 아닌지 알아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대단한것으로 인정받기 마련이거든요. 셰익스피어가 그 당대에서나 그 후 얼마 정도는 몰라도 몇백년이나 지나서도 굉장하다고 생각될 인물인지는 좀 모르겠어요. 영국에서 그렇다고 우기니까 그런거 아냐? 라는 삐뚤어진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서요.

하지만 빌 브라이슨을 몹시 좋아하는 관계상 산 작품인데 빌 브라이슨에 대한 편애가 셰익스피어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트린 덕분에 읽다보니 재미있더군요. 이제껏 관심이 없어서 어느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른채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로만 알고있던 점들에 대해 똑바로 알게된것도 일종의 수확이고요.

이 책의 결론은 이 책의 한 구절을 빌자면 이렇습니다.

- 우리는 셰익스피어에 대해서 그 시대에 살던 그 정도 지위의 사람에 대해 딱 알수 있을만큼 알고있다. 다만 우리가 그에 대해 알고싶다는 열망이 너무 강한 나머지 모자란것처럼 느껴진다.-

맞는 말입니다. 그 시대에 극작가란 대단한 인물이 아니고 본인의 집안 또한 대단한 지위가 아니었으니 그 정도만 해도 많이 알고 있는겁니다. 다만 후세 사람들이 지나치게 그의 작품이 아니라 그의 과거에 집착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법.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으로 자신이 남기고자 했던 걸(혹은 남기고자 하지 않았던 것까지) 남겼습니다. 그 이상을 알고자 하는건 지나친 호기심이겠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