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는 디자인이나 건축등과 관련된 책을 많이 내시는 출판사인데 제가 한때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배울때 알게된 출판사입니다. 소장 가치가 높은 좋은 책들을 많이 내시는 곳이죠. 그때는 편집 디자인과 서체 디자인에 대한 책들을 두어권 샀었는데 지금은 딱히 쓸모는 없어졌지만 책이 예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인물에 대한 책을 두 권 구매했는데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에 대한 것과 편집 디자이너인 하라 켄야에 대한 책입니다. 먼저 안도 다다오에 대한 글부터 읽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건축에 문외한인 저도 이 분의 이름과 노출 콘트리트라는 기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정도니까 제법 국제적인 분이시죠.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보다보니 건축에 대한 책들도 좀 기웃거리는 편입니다. 내 집이란 한국인의 영원한 화두중 하나니까요. 그렇다고 이렇게 유명한 분한테 집지어 달랠 일은 없겠지만 표지의 강력함에 반해서 산 책입니다. 내용을 읽어보고는 저 표지에 더욱 감탄했습니다. 본문의 모든 내용,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념을 한 마디로 표현해주는 사진입니다.
책 전체의 모든 사진이 다 흑백인데요, 오히려 그럼으로해서 콘크리트라는 소재와 빛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칼라로 찍었어도 콘크리트는 회색일테지만 흑백으로 처리함으로써 대비되는 빛이 더욱 선명해 보이는게 좋더군요.
내용은 자서전입니다. 출생부터 성장배경, 건축가로써의 본인의 삶, 현재의 삶, 미래의 소망을 마지막으로 책은 끝을 맺습니다. 사실 자서전이란 조금쯤은 자기자랑질입니다. 자화자찬이 빠질수가 없는 분야이고 타인이 써준다고 해도 마찬가지죠. 당연한게 본받을것 없는 사람의 자선전이 책으로 나오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래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야인데 안그라픽스의 책들은 워낙에 좋아서 믿고 샀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강렬하고 힘찬 삶을 살고 있는 분인데도 그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지도, 또 지나치게 대수롭지도 않게 담담하게 풀어나가는게 읽기 좋았습니다. 제 스타일의 문체와 내용이더군요. 물론 번역가님의 힘도 컸겠죠. 조금 비싸긴 합니다만 정말 잘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보면 안그라픽스의 책들이 대체적으로 디자인과 편집이 좋아요. 아직 실패본적이 없거든요. 나머지 한권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