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 연방이 망했을때 정말 놀랐죠. 물론 역사책에서 배워서 알고있지만 실제로 한 나라가 망할수도 있다는걸 실감한 세기의 사건이라고나 할까요.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북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라 더욱 그렇죠. 독일의 통일과 소련의 몰락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게는 희망적이랄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소련의 멸망, 독일의 통일, 김일성의 죽음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쇼킹했죠. 안일어날 일 같은데 실제 일어난 일 Top10 에 드는 사건이예요.

소련의 예에서 알수있듯이 공산주의는 이제 실패한 이론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그 실패를 딛고 다시 자본주의 세계로 진입해야하는 거대한 과업을 수행중이고요. 저 역시도 러시아가 21세기에 수행된 가장 거대한 실험중의 하나를 실패했으며 그에 못지않은 거대한 또 다른 실험중이라는 의견에 찬성입니다. 한때 미국과 동등했던 과거의 지위를 되찾을수 있을지도 궁금하구요.

일본인으로 공산주의자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어린시절을 프라하의 공산당 학교에서 보낸 사람이 쓴 소련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솔직히 지금보다 한 20년쯤 전에 읽었다면 배는 더 흥미로웠을테구요.

학교다닐때 열심히 외우던 이름이며 정책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것도 즐거웠습니다. 당시에 상식 공부랍시고 억지로 쑤셔넣을때는 지루하기 그지 없더니 지금 보니 흥미롭고 재미있더군요.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래, 그때 그런 사건이 있었어. 신문기사로도 났었고 학교에서도 배웠어 하면서 읽으니 재미가 두배인것 같아요. 상식책이 아니라 이 책으로 공부를 했다면 훨씬 소련을 이해하기 쉬웠을것 같습니다. 기억에도 오래 남을것 같구요.

고르바초프니 옐친이니 하는 분들도 이제는 흘러간 과거속의 인물이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익숙한 이름입니다. 지식으로만 외우던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을 생생하게 들을수 있다는 점이 참 흥미진진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의 기질이랄지 사회성이랄지 하는 점도 흥미롭더군요. 보드카에 관련된 속담들은 하나같이 어찌나 웃기던지. 재미있는 책이긴 한데 시간대가 안 맞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소련이 멸망한지가 벌써 21년쨉니다. 고르바초프나 옐친이니 하는 분들의 활동시기도 이미 20년전이라는 얘기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강산이 두번이나 변할정도의 시간대를 두고 있으니 어찌보면 한참 옛날이야기입니다.

그 20년전에 읽었다면 훨씬 더 머리에 남았을 사건들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지금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만 그때 봤다면 감상이 달랐을거 같아서요.

마리 여사는 요 근래, 그러니까 본인이 사망하신 이후에나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분입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책이 한참 지난 내용이죠. 그래도 다른 책들은 그렇게까지 시간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은것에 비해 이 책은 유달리 시대상이 많이 반영되다보니 그 점이 두드러져 보이더군요. 그 점이 조금 아쉬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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