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리뷰책에 대한 리뷰를 줄줄이 쓰게 되네요. 어째 같은 책만 줄줄이 나온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회사 그만둘때 회사에 보관중이던 책들을 머리맡에 쌓으면서 나름 같은 종류의 책을 한곳에 모아서 쌓았더군요. 문제는 골고루 줄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다보니 맨 안쪽에 있는 소설들은 꺼낼수가 없어서 바깥쪽에 있는 있는 책들만 보게 되는데 그게 순 이쪽 종류라서....

게다가 요즘 긴 시간 책을 읽을 시간을 낼수가 없어서 끊어 읽을수 있는 에세이류가 더 좋기도 합니다. 소설은 일단 한번 잡으면 끝을 봐야 하는지라...

이 책은 표지가 참 예쁩니다.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여성들은 혹할만한 표지죠. 딱 봤을때 여자작가분의 책이구나 싶은 느낌을 주고요. 표지의 느낌이 웬지 봄날에 잘 어울리는것 같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감상이 좀 애매모호합니다.

바로 전에 읽은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책에서 마음에 든 구절중에 하나가 책을 읽을때는 본인의 심리상태와 주변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였습니다. 본인 책이 좋은 내용이지만 이순간 바로 옆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 소용없을거라는 말에 크게 웃었습니다.

사실 책을 읽음으로써 기분이 변하는건 아닌건 같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에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 그 책이 좋은 책이냐 나쁜 책이냐 결정되는것 같아요. 기분이 나쁠때 위로가 되는 책도 분명히 있지만 오히려 자신의 기분이 전염되서 그 책 자체가 기분나쁘게 여겨질때도 있습니다. 왜 정말 기분이 안좋을때는 남들의 위로도 고깝게 들릴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책은 세번은 읽어봐야 제대로 알수 있는것 같아요. 예전에는 적어도 같은 책을 대여섯번은 읽었는데 요즘은 돈 좀 생겼다고, 또 싼값에 중고로 많이 사다보니 한번도 제대로 읽지 않는 책들이 많은것 같아서 좀 반성을 했었습니다.

사설이 좀 많이 길었는데요. 처음에는 기분좋게 읽었습니다. 삶의 힘든 순간에 위로가 되는 책들을 주로 소개하셨던데 그 힘든 순간이 거의 회사생활의 힘든 점이더군요. 프롤로그에서부터 책의 방향이 그쪽인걸 분명히 밝히고 있었기때문에 알고 읽기 시작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중반쯤 넘어가니 약간 읽기 지겹더군요.

주중에 읽었다면 모르는데 일요일 오후, 아직은 휴일의 기분에 젖어있을때 읽기에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지친 목요일쯤 읽었어야 할 책이었어요. 어쩐지 일하기 싫을때, 회사 생활이 왜 이러나 싶을때, 그럴때 읽는다면 그래 세상 사는것 다 똑같구나, 나만 힘든거 아니구나 하고 위안을 얻을수도 있었을텐데 달콤한 휴식의 순간의 읽기에는 적합치가 않았습니다. 뒤로 갈수록 책 전체가 웬지 남의 즐거운 휴일에 초를 치는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그리고 표지만 봤을때는 웬지 따뜻한 봄날의 분위기가 생각나던데 내용은 세상살이의 삭막함을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고요. 좋게 보자면 그래 먹고 사는건 다 힘든거야 라는 동질감을 느낄수도 있지만 나쁘게 보자면 너만 고생하는거 아닌데 왜 이렇게 징징대니 라는 느낌을 줄수도 있구요. 저는 읽는 내내 이 두 느낌 사이를 오락가락 하더군요. 이해도 됐다가, 짜증도 났다가, 위안도 됐다가, 오버하는거 아니니 싶기도 했다가, 뭐 이런 감정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읽고보니 이 책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평을 하기가 애매합니다.

마냥 좋았다기에는 살짝 짜증나는 부분들이 있었고 그렇다고 나빴다고 하기에는 분명히 공감이 가고, 위안을 주기도 하는 부분도 있었거든요. 지금 말고 언제가, 제목처럼 지친 목요일, 누군가의 속마음을 읽고 싶을때 다시 한번 읽어본다면 그때야말로 제대로 평을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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