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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 리라장 사건. 백사도. 연문기담

 

살때는 이렇게 옛날 작품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세 권이 다 꽤나 옛날 작품이다. 백사도와 연문기담은 김내성 걸작 시리즈인데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추리소설 작가분의 작품이란다. 살때는 그 분의 이름이나 이력을 알고 있었던게 아니라 그저 재미있을것 같아서 산 책이다. 리라장 살인사건도 그저 재밌을것 같아서 산 책으로 작가분의 이름이나 이력을 알고 산 책이 아닌지라 이렇게 옛날 작품인줄 몰랐다. 김내성 걸작 시리즈는 3~40년대의 작품들이고 리라장은 50년대에 발표한 작품이다. 십여년의 차이가 나긴 하지만 옛날 작품이긴 마찬가지다. 근데 리라장은 읽을만 했는데 백사도와 연문기담은 좀 웃겼다. 아무래도 70년이나 전의 작품이다보니 요즘과 어투가 많이 다르다. 그 점은 리라장도 다르지 않을것으로 보이지만 이건 번역작이다보니 그 점이 표시가 나지 않았다. 연문기담이라는 작품을 보면 어투가 완전 옛날 영화 톤이다. 말하자면 -시방, 곧! -아니래두 그런다 -무엇에다 쓸 것인고? -어떠우? -에이그머니나 -암만해도 -어데? -등등의 어투가 나온다. 읽는데도 우리가 익히 아는 흑백영화 속 배우들의 대사톤이 머리속에 그려진다. 그러니 웬지 읽으면서 지나치게 연극적이면서 우습게 느껴지는거다. 정말 보통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단 말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머릿속에 그 어투가 생생하게 그려지는게 많이 우스웠다. 진지한 사건인데 그 어투때문에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서 읽는데 방해가 됬다고나 할까. 반면 리라장 사건에서는 핸드폰의 부재나 컴퓨터와 같은 현대적인 물건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법의학적인 조사가 미비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현재와 그닥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표현법이 현대의 그것이기 때문이다. 언어란 세월따라 변하는게 당연하다. 일본어라고 그 점이 다르지는 않을테니 원문을 읽는다면 내가 연문기담이나 백사도를 읽을때 느낀점과 같은 요즘 시대에서 보기에는 고풍스럽달지 과장스럽달지 하는 어투가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번역을 거치면서 그런 점이 완벽히 사라졌다보니 현대물과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등장인물의 대화와 사건 설명에서는 시대상을 거의 느낄수 없을 지경이다. 오로지 물건을 통해서만 이 책에서 시대를 느낄수 있다. 따지고 보면 셜록 홈즈나 아르센 루팡과 같은 외국의 책을 볼때는 이런 점을 느끼지 못한다. 홈즈와 왓슨이 하는 대화를 보고 고풍스럽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번역가가 당연히 알아서 현대어로 번역을 해주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셜록 홈즈도 실제 읽어보면 지금과는 다른 말투를 쓸까? 세익스피어를 원문으로 읽으면 지금과 비교해서 촌스럽다고 느낄까? 우리가 훈민정음을 읽을때 느끼는 점과 비슷할까? 하는 등등의 의문을 느꼈다. 줄거리 자체나 트릭등은 단편임을 감안할때 지금과 비교해서 현저히 격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읽을수록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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