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플래닛 - 당신은 오늘 얼마나 먹었나요
피터 멘젤.페이스 달뤼시오 지음, 김승진.홍은택 옮김 / 윌북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전작인 헝그리 플래닛을 산 관계로 딱히 살 계획이 없던 책인데 습관처럼 사고 말았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많은걸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기아를 겨우 벗어날 정도밖에 못 먹는 사람의 바로 옆 페이지에는 너무 살찐 나머지 다이어트를 위해 적게 먹는 사람이 있다. 이런 걸 마음편히 읽기는 힘든 법이다. 더군다나 내가 요즘 약간 살이 쩠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현재 지구가 생산하는 모든 음식은 전 인류가 먹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누구는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누구는 비만으로 죽어가고 있다. 비교하기에 좀 뭐하기는 하지만 굶어죽는 것보다는 고 콜레스테롤에 의한 심장마비가 더 괜찮은 죽음처럼 보이기는 한다. 진화의 법칙인지 유전자의 명령인지 우리는 필요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축척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몸의 요구를 무시하고 정량만 딱 먹기는 이런 풍요의 시대에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나 역시도 배가 고프지 않는데도 습관처럼 무언가를 먹을때가 종종 있다. 군것질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더 이상한건 배가 고프지 않다는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안먹는게 좋다는거, 먹고나면 후회할거라는것도 알면서도 먹게 된다는 점이다. 왜 배가 고프지 않는데도 먹게 될까? 왜 배가 부른데도 더 먹게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고 있자니 참 식욕이란 무서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생각케하고 사람을 일깨우는 이런 책이 좋은 책이란 점은 분명하지만 읽을때마다 조금씩 죄책감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문명인으로써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몰라서 못하는건 어쩔수 없지만 알면서 안하는건 뭐랄까....나쁜 인간이라고 하기는 뭐해도 좋은 인간도 아닌듯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은 많은 경우 배움을 위해서 읽는 법이지만 나는 순전히 즐거움을 위해서 읽는다고 항상 주장한다. 그렇다고 하여 책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것이 아닌데 배우고도 모른척 한다면 그거야 말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렇지만 실천하기는 너무 어렵단 말이다.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마음이 무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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