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고 더움

 

오늘의 책 :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

 

이 책은 둘다 소노 아야코라는 작가분의 책인데 이 분의 책이 솔직히 평소에는 내가 전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둘때쯤 웬지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사람으로부터 편아해지는 법이라는 책을 사게됬다. 이런 종류의 책은 평소에는 내가 전혀 좋아하지 않는 책이다. 사람의 마음이나 인간관계를 다스리는 법과 처세술같은 종류의 책은 내가 전혀 읽지 않는 종류의 책이다. 왜냐하면 그런 방법이란 실제로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도 노력만으로 성공하는건 아니다. 운만으로 성공하는것도 아니고.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성공하는 법이고 그걸 다른 사람이 똑같이 따라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같은것도 마찬가지인데 그게 몇마디 말이나 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세월 살면서 많은 일을 겪어가다보면 될때도 있고 안되서 마음이 망가지는 사람도 있고 뭐, 그런게 인간이고 세상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책은 읽어도 별 감흥이 없어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힘들때 한마디 위안쯤은 되겠지라는 생각에 봤는데 생각보다 설교조라던가 뭔가를 타이르려는 투가 아니라서 편하게 읽을수 있었다. 좀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니 내 버릇인 한 작가의 작품 모으기가 시작되어서 이 작가의 다른 에세이집도 사들였다. 소설은 줄거리를 읽어보니 그닥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라 패스. 그런거 치고는 이제는 모든 풍파가 다 지나가고 띵가띵가 집에서 쉬는걸 즐기고 있는 중인지라 좀 늦게 읽은감이 없잖아 있기는 하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는 제목 그대로의 책이다. 작가가 아프리카나 기타 어려운 지역을 방문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놓은 책인데 세상의 그늘은 보였지만 행복은 안보였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런곳에서 태어나지 않은것만해도 다행이야라고 생각하는게 속물적이라고 항상 느끼지만 동시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수도 없다. 사람은 본디 부모가 평생의 운의 90%정도라고 본다. 아니라고,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사실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여자로 태어났으면 아마도 다섯명의 부인의 한명쯤으로 평생 물이나 기르고 소떼나 돌보다 운이 아주 좋으면 50쯤에 죽을것이다. 중국이나 네팔 등등의 오지에서 태어났으면 평생 농사나 지어야 할테고 그보다 더한 나라에서라면 태어나기 전에 죽었을수도 있다. 그에 비해 재벌가에 태어났으면 부잣집 아가씨일테고 영국 왕실에서 태어났다면 공주일테지. 운명을 개척하는게 가능하다는 말은 적어도 그런 말이 통할수 있을 정도의 사회적 인프라가 있는 나라에 태어났을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이런 책을 읽을때면 마음 한구석에 안도감과 내가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점에 조금은 죄책감이 느껴진다. 마냥 좋게 읽을수 만은 없는 종류의 책이다.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은 마음에 드는 구석도 있었지만 동의할수 없는 얘기도 더러 있었다. 예로 중 년이후라면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개척할수 있으니 그때도 부모의 탓을 하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아프리카의 식민지들이 이미 독립한지 30년이나 지났는데 서구열강을 탓하는건 안되는 일이라는 점이 마음에 안들었다.30년이면 그 상처를 복구하고 자신을 키우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성년이 되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야지 부모를 원망만 해서는 안된다는건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그것도 어느 정도가 있어서 복구할수 없는 상처도 있는 법이다. 부모가 대학을 안보내줘서 라는건 원망의 대상이 될수 없어도 중학교도 안보내줘서는 당연히 원망의 대상이다. 그정도로 또래와 학력이 떨어지면 나중에 따라잡는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식민지의 문제도 그렇다. 자기들이야 남의 나라 침략한 입장이니 자꾸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게 불쾌하겠지만 우리 입장은 다르다. 위안부 할머님들이 그 상처를 복구 못한게 그 분 잘못이란 말인가. 더구나 그런 논리라면 해방된지 50년이 넘어가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반으로 쪼개져있는건 우리나라만의 잘못인가. 역사를 추측하기는 힘드니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아니었어도 이렇게 됬을수도 있다. 중국의 식민지가 됬을수도 있고 러시아의 식민지가 됬을수도 있다. 허나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기때문에 그 해방의 과정에서 여러 복합적인 과정과 소련과 미국의 싸움으로 분열이 된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렇게나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통일을 못한것이 순전히 우리나라만의 잘못일까? 단순히 하나의 예일뿐인데 과민하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솔직히 읽을때 불쾌한 감정을 감출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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