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흐리고 오후에 비
오늘의 책 : 깍두기 삼십대. 술과 장미의 나날
기분이 우울해서인지 두 권 다 웬지 우울한 기분이 든다. 특히 술과 장미의 나날을 보면서 약간의 좌절감을 느꼈다. 아니 솔직히 둘 다에서 그런 기분을 느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뉴욕의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지는 못할꺼야라든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여행을 위해서 엄마와 강아지들을 버리고 떠날수는 절대 없을거라는 점을 확인하는건 유쾌한 일은 아니다. 나이들수록 좋은것도 솔직히 즐기지 못하고 웬지 생각이 많아져만 가는것 같아서 좀 싫은 느낌이다.
오늘 면접을 한 군데 보고 왔다. 집에서 가까운 곳의 회사인데 회사도 크고 직원도 많은 아주 좋은 회사였다. 급여나 보너스도 나쁘지 않고 회사도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운 점은 좋은데 단점은 근무시간이 길다. 8시 반부터 6시 반이 근무시간인데 대충 7시 정도에나 마친다고 하고 월말 월초에는 야근도 한단다. 토요일은 격주 휴무고. 지난 11년간 단 한번도 야근을 해본적이 없는데...시간상으로 볼때 회사일외에 다른 일을 하기 어려울것 같다. 그렇다고 특별히 뭔가를 하고 싶은건 아니다. 그저 마음에 안든다고 박차고 나오긴 했지만 지금 회사와 좀 비교가 된다. 월급은 같은데 여기는 9시부터 6시에 칼퇴근이고 주 5일 근무인데. 왜인지 모르지만 나를 마음에 들어해서 가자마자 바로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사장이랑 면접을 같이 본 언니랑 둘 다 나를 마음에 들어해서 4월부터 바로 출근하면 좋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솔직히 나를 원해준다는게 기쁘기도 하다. 반면에 이 회사에서 과연 잘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도 된다. 웬지 어디에 합격만 하고나면 꼭 더 좋은 곳이 나타날것 같은 생각이 든단 말이야. 에잇~생각이 너무 많아서 원. 어릴때는 수틀리면 나가서 딴 곳 구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드니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