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장미의 나날 - 술잔의 향기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드는 문학,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이종학 지음 / 시공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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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책의 제목과 표지에 반해서 산 책이다. 새삼스러울것도 없는것이 뭐, 대부분의 책을 제목과 표지만 보고 사고 있으니 말이다. (아~그 결과 실패한 그 수많은 책들) 술을 무척 좋아하는터라 술에 대한 책도 좋아한다. 음식을 무척 좋아해서 음식관련 책을 사는것과 마찬가지다. 술과 음식을 즐기는데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돈과 건강이다. 좋은 술과 음식은 필연적으로 많은 돈을 요구하고 그에 더해서 늘어가는 뱃살과 지방간으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법이다. 그러니 이런 책과 티비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기 위안을 삼는것도 나쁜것만은 아니다.

다만 술은 음식에 비해서 한가지 단점이 있다. 맛을 상상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솔직히 술은 맛을 논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보다 좀 더 분위기가 좌지우지 하는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을 머리속으로 상상하며 대리만족을 한다는건 웬지 음식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먹어본 술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만난다면 고작해야 소주 아니면 맥주다. 청주를 좋아하는 동생과 만나면 일본식 청주도 가끔 마시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취하지 않고 분위기만 즐긴다는둥 하는 소리를 난 좀 싫어한다. 안 취할거면 안 마신다는게 내 지론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은 맥준데 친구들과 만나서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마시기는 좀 어렵다. 가게에서 파는 종류가 한정되어 있고 여러 종류의 세계의 맥주를 파는 곳은 정해져 있어서 매번 같은 곳만 가야하니 그것도 부담이다. 일본의 청주나 와인, 위스키등의 술은 좀 비싸다. 아무리 저렴한 곳을 찾아서 간다해도 한 병에 몇 만원은 기본이니 거기에 더해서 안주 등등의 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마시기가 힘들다.

음식이라면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못먹을만한 가격의 음식은 거의 없는데, 술은 비싼건 정말 눈 튀어나올 정도라서 웬지 읽는데 좀 한숨이 나왔다.

꼭 먹어보고 싶어서 사는 책은 아니라도 또 내가 절대로 못 먹어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건 결코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술과 인생 이야기가 재미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다 읽고나니 웬지 우울해져 버렸다. 난 결코 이런 곳에서 이런 정도의 술은 마셔보지 못할거야 라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가라앉는게 아닌가. 좋자고 읽은 책에서 난데없는 인생의 쓴맛을 느낀듯한 묘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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