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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삼십대 - 비자발적 프리랜서의 인생점검 여행기
조한웅 지음, 박링고 그림 / 소모(SOMO)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을 읽는 순간 확 마음에 든 책이다. 30대의 중반을 넘어서 어느덧 후반을 향해가고 있는 내게 요즘 새삼 나이가 든다는것에 대한 숨길수 없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작가의 전작인 낭만적 밥벌이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대감도 높았다.
읽고 나서 감상을 쓰려니 좀 복잡했다. 챕터별로 주제가 나뉘어져 있는데(물론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적인 주제가 있기하지만) 어떤 것은 좋았고 어떤 것은 너무 별로였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는 반면에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또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첫째로 여자와 남자의 사회적인 나이와 생물학적인 기준이 내 생각과 다르다보니 그 점에서부터 괴리감이 느껴졌다. 남자인 저자가 느끼는 30대와 여자인 내가 느끼는 30대는 아주 다른 느낌이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여자에게는 방황할 시간이 참으로 적다. 생물학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혼과 아이를 원한다면 30대 초반까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30대인 남자는 청년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여자는 중년의 나이에 들어간다.
거기에 더해서 나는 타인의 연애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연애 이야기보다 더 싫어하는건 헤어지고 나서 이야기다. 그런데 책의 내용에서 작가분의 실연과 그 후의 느낌에 대한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내가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내용의 비중이 제법 된다는 말이다.
솔직한 감상으로 여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매력을 끌지 못할것같은 느낌이다. 후반부에서는 살짝 징징거린다는 느낌도 들었다. 탁 까놓고 말해서 책 전체가 징징거림이 주제다. 그리고 그런 타인의 징징거림을 듣고 위안을 받고 싶어서 산 책이기도 하다. 나 혼자 힘든거 아니라는걸 확인하고 싶은 순간도 있는 법이니까. 전반부의 사회생활의 힘든 부분을 토로할때는 나도 공감이 갔지만 헤어진 애인 파트에서는 전혀 공감을 하지 못하니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것도 같다. 같은 나이대의 남자분들이라면 더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