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고 푸근함

 

오늘의 책 :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이 책은 사실 잘못샀다. 몇 년전 귀농에 대한 책에 문득 관심이 가서 제법 많이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산 책중의 한 권이 바로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의 전권에 해당하는 씨앗은 힘이 세다이다.

문제는 비슷한 책으로 바람이 흙이 가르쳐주네 라는 책도 같이 샀었는데 그 당시에는 바람이 흙이 쪽은 마음에 들고 씨앗은 쪽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근데 둘 다 작가가 여성분인데다 서울에서 커리어우먼이었다가 귀농한게 비슷해서 둘이 헷갈린려서 이 책이 바람이 흙이의 후속권인줄 착각하고 산거다.

열페이지 정도를 읽어보고 나서 잘못 산건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전 권을 내가 마음에 안들어했다라는 생각에 웬지 책이 좀 마음에 안드는거다.

요런 조런 꼬투리를 잡으며 읽었는데 그나마도 첫 부분의 농사 얘기는 좋았지만 뒤 쪽의 산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재미가 없어졌다.

나는 산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산을 보는것도 좋고 가는것도 좋고 다 좋지만 거기서 지나치게 큰 의미와 감동을 주장하는 건 좀 마음에 안든다.

말하자면 히말라야 등반을 스포츠로 받아들이는건 좋지만 명상으로 받아들이는건 싫어한다고나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보고나서 다시 전편인 씨앗은 힘이 세다를 찾아 읽어봤다.

근데 이게 웬일이람. 이 책이 다시 마음에 든다.

몇 년 전에 읽었을때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걸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 새삼 읽으니 그 책이 오히려 좋고 새로 산 이 책은 또 여전히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것이다.

몇 년전에 읽을때는 귀농 관련 서적을 쌓아놓고 읽다보니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것과 안드는 것으로 나뉘 모양인데 이번에 읽을때는 전편과 후편으로 나눠서 생각하니 그 중에서 전편이 더 마음에 드는것같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마음에 들고 말고를 수치화 하거나 객관화 할수는 없는 법이고 그날의 기분이나 그 당시의 내 형편에 따라서 고저의 차이가 상당하다는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다니.

지금까지 내가 재미없다면서 중고로 넘긴 책 중에 다시 읽으면 다르게 느껴지는 책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웬지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모든 책을 다 끌어안고 살기에는 공간이 형편없이 부족하고.

하아~이럴때 정말 서재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목요일날 면접 보라고 연락이 온 곳에 가벼운 마음으로 아니 솔직히 전혀 안될거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뜻밖에 합격을 했다.

웬지 기분이 많이 싱숭생숭하다.

까놓고 말해서 근사한 직장은 전혀 아니다.

인력파견업체인데 월급도 전 회사보다 훨씬 적고 보너스도 적고 중식 제공도 안되고.

좋은 점은 근무 시간이 주 5일제로 적고 휴일은 무조건 쉰다는 점이다.

당연히 공장이 아니다보니 조용하고 공기도 좋다.

일이 겁나는건 아니지만 걱정이 앞선다.

전에 회사에서는 다 아는 일이었고 다 아는 사람들이지만 다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적응을 한다는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더구나 나는 무지 낯을 가리는 성격이란 말이다.

게다가 웬지 꼭 더 좋은 회사가 나올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말이야 바른 말인데 나는 그다지 야망있는 사람이 아니다.

크게 성공하고 싶지도 않고 열심히 일하고 싶지도 않다.

내 생활을 유지할수 있을 정도로만 일하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여유를 가질수 있을 정도의 직장을 원할 뿐이다.

문제는 원하는게 적은데도 여전히 미래는 불안하다는 점이다.

적기 때문에 불안한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서 나쁜 점은 육체와 정신의 쇠약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이 좁아진다는 점이 제일 나쁘다.

남자 나이로 36세면 전혀 많은 나이가 아닌데 여자인 나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나이처럼 세상이 보고있다는 점이 제일 곤란하다.

직장을 구하러 다니다보니 그런 점이 정말 뼈져리게 느껴졌다.

직장이 구해졌는데도 여전히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심란하다.

나는 언제나 크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는게 내 꿈인데 막상 나는 너무 작고 약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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