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약간 흐림 

오늘의 책 : 오무라이스 잼잼, 게이 컬처 홀릭, 미각의 제국 

오무라이스 잼잼은 순전히 딴거없이 표지의 도시락 그림에 홀랑 넘어가서 내용은 보지도 않고 산 책이다. 이거야 말로 내가 생각하는 궁극의 도시락이 아닌가. 이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나와 같은 취향의 사람일것이다라는게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내용을 보니 내 생각이 하나도 틀림이 없었다. 나오는 음식이 죄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음식이라서 정말 즐겁게 읽었다. 침을 삼키며 보다보니 세상에는 먹고 싶은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각의 제국도 음식관련 얘기라기에 내용 체크도 하지 않고 산 책인데 반반이다. 읽고 있는 동안에는 끄덕끄덕 하면서 읽었지만 다 읽고나면 약간 씁쓸한 감도 있는 그런 내용. 좋은 재료에 더해진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근데 둘 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재료야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다지만 그 돈 버는게 쉬운 일이겠는가. 태양초 좋은 줄 알지만 돈 없으면 건조기로 말린 고춧가루라도 없는것 보다는 낫고 천일염 좋은줄 알지만 정 안되면 공장 소금이라도 감지덕지인 법이다. 요즘 세상에 좋은 재료는 더 많은 돈을 요구하고 그러자면 딴 곳에 쓰는 돈을 줄여야한다. 벌이가 넉넉하다면 좀 줄일수도 있지만 많지 않은 돈에 빠듯하게 사는 형편에서는 조금이라도 싼 것에 눈이 간다. 소금이 같은 무게에 올해 소금은 3만원, 3년 묵은건 6만원, 토판염은 16만원이란다. 3년 묵은걸 먹으려면 어디선가 돈 3만원을 아껴야 하고 토판염을 먹으려면 13만원을 아껴야 한다. 소금 하나만 이러면 그렇다고 치지만 모든 식재료를 이런 식으로 치자면 먹는거 말고 어디에 돈을 쓸 수 있을까. 정성도 그러하다. 대개 음식의 정성을 운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밥을 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정성 가득한 음식? 하루 세 번, 일 년 365일, 평생 죽을때 까지 차리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조차도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정성들여 차리기 어려운 판국에 남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에 그만한 정성 들이기 힘들다. 그러자면 그만한 댓가가 따라와야 하는 법이니까. 좋은 음식 문화가 좋다는 점에는 찬성이다. 최소한 음식에다 이상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을 뛰어넘는 좋은 음식은 참 어려운 문제다. 기계로 뽑은 면과 수타로 뽑은 면은 정성에서 어느 정도나 차이가 날까? 얼마나 더 받아야 그 정성만큼의 가치일까? 그저 손님이 맛있다고 웃는 걸로 그 차이가 다 만회가 될까? 이런 책을 읽을때마다 이 문제를 생각하지만 많이 어려운 문제다. 인구가 많다. 인구가 많으면 환경에 무리가 간다. 환경이 나빠지면 좋은 음식 만드는게 더 어려워진다. 비싸더라도 좋은 음식 조금씩만 먹으면 해결이 될까? 많이 먹고 싶은 사람은 어쩌지? 그래도 여전히 돈 많은 사람은 비싼거 많이 먹을수 있을테고 없는 사람은 못먹을테고. 달라지는게 뭘까? 음식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걸 배급제로 할까? 이런 생각들을 해본다. 왜냐하면 아직은 내가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굶지는 않지만 큰 돈 들일만큼 많이 벌지는 못한다. 이백 조금 못되는 돈으로 각종 공과금, 전기세, 난방비, 옷, 화장품,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을 사고 사치랄수있는 외식 두어번에 좋아하는 책 사보고 저금까지. 끙, 이 상황에서 도저히 토판염을 16만원이나 주고는 못사먹겠다. 그게 아무리 좋은줄 알아도 말이다. 그래서 이런 글을 읽고나면 항상 착찹한 기분이 든다.  

게이 컬처 홀릭은 평소 야오이 만화를 보면서 실제 게이분들이 궁금해지면서 동성애의 역사라든지 게이 문화에 대한 책들을 조금씩 사보게 되면서 구입한 책이다. 근데 필진이 여러분들이라서 책이 일관성이 없고 약간 산만한 경향이 많았다. 이런 저것 늘어놓기만 했을뿐 뭔가 깊이가 없고 제대로 된 궁금증 해소에도 모자라고. 남의 삶에 웬 궁금증이라면 할 말없지만 본인들도 뭔가를 말하고 싶었을테니 만든 책일일텐데 좀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천년에 한번 온다는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고 떠들어 대지만 이미 그런 점에는 신경 끊은지 오래라 오늘 마트에 가서야 알았다. 빼빼로를 왜 이렇게 진열해놨지 싶어서 봤더니 저런 선전 문구가 걸려있었다. 빼빼로 데이인줄은 모르고 날짜에 1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헷갈려서 전표 쓰기 힘들다고 투덜댔다. 늙었나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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