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서, 나는 팝업북에 탐닉한다.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서는 솔직히 영화가 훨씬 나은것 같다. 내용이 나쁜건 아니지만 너무 좋고 행복하고 그야말로 나는 행복에 겨워 죽을것같다라고 소리치는듯해서 중반을 넘어서니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남의 행복이란 늘 손뼉치며 축복해줄만한 일만은 아니다. 특히나 내가 조금 있으면 실업자가 되는 이런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 말해서 뭐하겠는가. 읽는 내내 배가 많이 아팠다. 고백컨데 정말 시샘이 나서 죽을뻔했다. 물론 그 모든것이 노력없이 공짜로 하늘에서 떨어진건 아니겠지만 내가 편하고 행복하지 않다보니 남의 행복에 마냥 좋아할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꼭 불행한 상태인것도 아니다. 새 직장을 못구할만큼 능력이 없지는 않고 두어달 못 쉴만큼 돈이 없는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알수없는 불안감은 어쩔수가 없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마음이 심란하다보니 생각만큼 즐겁게 읽을수가 없었던 작품이다. 

나는 팝업북에 탐닉한다는 나는 부엌에 탐닉한다라는 책에 너무 실망한 나머지 이 탐닉 시리즈 이제 안사리라하고 다짐해서 나온줄도 몰랐는데 턱하니 중고샵에 있는게 아닌가. 딴 사람이 먼저 사는 바람에 새책으로라고 사려고 했는데 절판이라 안타까워했는데 다시 중고가 나와서 구매했다. 나 요즘 정말 제대로 팝업북에 꽂혔다. 이 비싼 책이, 글도 몇 자 안되는 책이 좋아 죽겠다. 나는 책의 가격을 얼마나 두꺼운지 글자가 얼마나 많은지로 매기는 사람이다. 물론 글이 적어도 좋은 책은 좋은 책이란걸 알고 있지만 같은 가격에 글자가 더 많은면 웬지 모르게 횡재한듯한 흐뭇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림책이나 동화책은 내게 항상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웬지 모르게 허전한 작품이었는데 요번에 이 요상한 책에 제대로 꽂히고 말았다. 전에는 이런 책이 있다는 정도만 알았었는데 어쩌다 한 권 산걸로 시작해서 요새는 이러면 안돼를 외치면서도 산다. 물론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것도 사실이지만 가격자체가 정말로 만만치 않은것도 사실이다. 요즘 세상에 좋은건 다 비싼법이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한 권 사려면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지만 그래도 한 권씩 살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다. 이 책은 팝업북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좋았다. 내 형편과 게으름, 부산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볼때 빈티지 팝업북을 구매하기는 몹시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내가 가질수 있는것으로 만족해야지. 보는 내내 흐뭇했다.  

 

 

 

 

 

 

 

 

 

 

8일날 사장님이 나오시지 않는다기에 하루 월차내고 쉬었다. 토요일날 일도 없는데 굳이 나올 필요도 없고 이제 며칠 남지도 않았고 해서. 엄마가 진주등축제에 가자고 하셨는데 시골 할머니 제사에 다녀오시고는 너무 피곤해서 못갔다. 나가서 간단히 저녁먹고 귀걸이 하나 사고 헌 잡지 두어권 사서 왔다. 몸이 좀 괜찮아 졌는데 9일에는 사상강변축제에 가보자고 해서 저녁쯤에 나갔다. 마침 초대가수 무대를 하길래 무대 옆 간이 술집에서 메추리 고기에 소주 한 잔 하면서 무대를 보다 마치기 전에 나왔다. 오는길에 르네시떼에 들러서 신발도 하나 사고 귀걸이도 두어개 더 샀다. 머리를 자르니 귀걸이가 하고 싶다. 긴머리일때는 머리에 귀걸이가 얽히기도 하고 머리카락에 가려서 보이지 않으니 있어도 안했는데 컷트를 치고나니 눈에 띄는게 예쁘서 자꾸 귀걸이가 사고 싶다. 어릴때는 그런거 별로 안했는데 확실히 나이드니 뭔가 다른것의 도움을 받아야 좀 예뻐보인다. 그래서 귀걸이도 서너개 구입하고 팔찌도 두어개 샀다. 이제 곧 백순데 그럴수록 잘하고 다녀야지 없이 다니면 보태주는것도 아닌데 괜히 무시당하는 법이다.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 저녁나절에 10만원이나 쓰고 말았다. 벌때는 안쓰더니 이제 못버니 쓰고 다니면서 불안해하는게 우습기만 하다. 수요일날 진주 축제의 마지막 날이라서 그날 저녁에 폐막식 보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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