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아침에 비오다 그침. 무지 더움 

오늘의 책 : 삶은 여행...이상은 In Berlin, 이상은 London Voice 

이런 말하기 미안하지만 내게 이상은은 강변가요제에 나왔던 껑충한 키의 남동생같은 이미지의 그녀의 모습에 그대로 멈춰져있다. 물론 그 뒤로 그녀가 화가가 되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라디오에서 간간히 나오는 그녀의 노래도 들었다. 티비에서 멀어지면서 그녀를 보기 힘들게 됬지만 보헤미안적인 삶을 사는 예술가로 살고 있다고 옛날과는 조금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그런 소식들은 꾸준히 들려왔다. 힐끗힐끗 그런 모습들을 봤지만 여전히 내게 그녀는 담다디의 이상은으로만 기억되고 있었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솔직히 이 책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쉼표나 마침표로 스타카토처럼 글을 딱딱 끊어서 쓰는 이런 문장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용도 여행지에 대한 내용보다 본인의 감상이 더 크다. 장소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감상이 많아서 내용도 그다지 내가 좋아하는 종류가 아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내 기억속의 그녀와 책 속의 그녀와의 차이가 너무 커서 약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거다. 현재의 이상은을 좋아하고 그녀의 팬이 아니라면 좀 재미가 없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배경은 베를린과 런던이지만 그 장소 자체보다 그녀의 존재감이 더 크다. 런던이나 베를린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봤다면 실망할것 같다. 다만 이상은을 알고싶어서 본다면 많은걸 알수 있을 책이다.  

추억속의 스타들도 세월따라 변하고 있다. 장국영은 죽었고 임청하는 그저 가정주부이고 주윤발은 더이상 바바리 코트에 이쑤시게를 물고 있지 않다. 매염방도 죽었고 주성치는 백발이 성성하다. 아이돌 스타였던 H.O.T 멤버들도 중년이 되어가고 있고 서태지도 더이상 귀엽던 그 모습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내 기억속의 이상은을 떠올리며 이건 아니잖아를 외칠순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 책속의 그녀의 모습이 낯섬을 인정하기가 싫다. 되돌아보면 그 시절을 그다지 그리워하고 있지도 않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도 아니고 그저 좋기만한 시절도 아니다.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 그 시절의 스타들을 그리워하는건 무슨 노릇인지....사라지는 것들과 변해가는 모습들. 추억은 웬지 모르게 사람을 센티멘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나저나 내 어린시절의 스타를 떠올리면 우리나라 배우는 없고 홍콩 배우들만 줄기차게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10대 시절의 스타를 떠올리면 우리나라 배우도 헐리우드 배우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오로지 홍콩스타들. 보기는 헐리우드 영화를 더 많이 본것 같은데...참 우습기도 하지. 

 

 

 

 

 

 

 

 

 

 

날씨가 본격적으로 덥다. 낮에 더운건 참겠는데 밤에 더운건 진짜 싫다. 거기다 비가 왔다 갔다하니까 습기도 많이 차고. 작년에 해운대에 엄마를 데리고 간건 정말 실수다. 작년에는 휴가를 8월말로 잡아서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번 간건데 좋다고 매년 오자고 그러길래 어, 뭐 시간되면..하고 한마디 했더니 고걸 기억하고 계신다. 더구나 자기만 가는게 아니라 큰이모도 또 데리고 가자고. 보름 이모도 초대하자고 한다. 한술 더 떠서  큰이모는 작은 이모한테 전화해서 내가 가잖다고 초대까지 했단다. 아이고~~골치야. 이런 노친네들을 봤나. 그저 시간되면 가고 아니면 안된다고 했는데 마치 내가 자기들을 다 데리고 가기로 한 양 굴고 있다. 나이가 들면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한다. 분명히 내가 시간되면 이모도 데리고 가든가 하자고 했지 꼭 가자고 한게 아닌데 일가친척을 다 데리고 가야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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