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시인. 남극의 셰프. 쿠루네코 5 

시인.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스카페타 시리즈와 링컨 라임 시리즈 이후로 이런 종류의 추리소설인지 스릴러인지 형사물인의 짬뽕같은 작품은 이제 안사려고 했었는데 웬지 모르게 또 끌려서 잔뜩사고 말았다. 일단 사 놓은거 보고 뒷편 사면 될텐데 시리즈라고 나오면 보지도 않고 나온것까지는 통채로 다 사고 만다. 이 시인도 시리즈를 다 사고 말았다. 시인과 뒷편에 해당하는 내용의 시인의 계곡, 시인에 나오는 기자 잭이 등장하는 허수아비까지 거기다 더해서 시인의 계곡에 나오는 해리 보슈 시리즈의 한 권인 유골의 도시까지 다 사고서야 어제 시인을 다 읽었다. 결과는 역시나 좀 실망. FBI나 형사가 등장하는 작품은 아무래도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보다는 매력이 떨어진다. 주인공이 조직에 속해있다보니 아주 특별하기는 힘든데다 추리과정 자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다보니 마지막에 반전을 넣어서 스릴러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아니라서. 무엇보다 요즘의 미국 살인사건 관련한 소설들은 대개 영화화나 드라마화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서 웬지 모르게 시나리오 같은 느낌은 풍긴다. 소설로 파는것보다 큰 이윤을 기대할수 있는 분야인 영상화를 기대하고 책을 만드는것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해서 솔직히 좀 별로다. 책이 잘되서 영상화가 된다면 좋지만 아니라면 책 자체만으로도 만족을 주어야 하는데 요즘 나오는 소설들은 처음부터 지나치게 그걸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드는것 같다. 책 앞, 뒤로 다른 작가들이 칭찬이 가득히 들어있었지만 그것조차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보인다. 상업성을 목적으로 만든 책인걸 알지만 그래도 좀 과장이 심하단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런 선전 문구가 없으면 더 괜찮았을 작품을 망치는것 같은 느낌인데. 나만의 느낌인지 미국의 책들은 죄다 다른 작가들의 칭찬 코멘트로 도배가 되어있단 말이다. 그래도 작품 자체는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엽기적인 살인행각, 반전의 묘미를 주는 범인, 주인공의 러브라인까지. 미국 소설의 표본이랄수 있는 요소를 골고루 갖춘 책으로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는 작품이다. 

남극의 셰프는 영화를 보지도 않아놓고는 영화가 나온것을 보고 책을 찾아본 책이다. 남극이라는 보통사람들은 가기 힘든 곳은 어떨까 싶은 호기심에 산 책인데 나로서는 우리나라 사람이 쓴 서른 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라는 책이 더 재미있는것 같다. 게다가 요리사로 간 사람이 쓴 책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연일 파티 여는 얘기만 하고 있어서 이거야 원 뭐하러 간 사람들인가 싶을 정도다. 남극 기지에서 하는 일도 좀 적당히 섞여 있어야 재미가 있는데 요리 얘기가 너무 많았다. 요리 얘기 자체보다 뭘 먹었나를 적은 메뉴판 자체가 너무 많았다는 느낌이다. 메뉴판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산 사람은 없을텐데 그날의 식단을 왜 일일이 다 적어놨는지 모르겠다. 좀 더 균형을 잡아서 메뉴는 빼고 실제로 극지방에서 하는 작업을 1/4정도, 남극기지에서의 생활상을 1/4정도, 기지 생활의 어려움과 남극에서 사는 어려운을 1/4정도, 음식 얘기로 나머지를 채웠으면 좋았을텐데 음식 얘기로만 반 이상을 채운건 좀. 그래도 전반적으로 재미없지는 않았다. 이런 저런 부분에서 아주 좋은 부분과 흥미로운 내용도 제법 있었다.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니 무지 재미있을거야 라는 아주 큰 기대감을 안고 봤더니 별반 사건이 없어서 기대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실망감이 든것 같다. 그냥 봤으면 그렇게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을지도 모르는데... 

쿠루네코 5는 여전히 Good이다. 뒤로 갈수록 더욱 더 재미있어지는것 같다. 멋지다. 

 

 

 

 

 

 

 

 

사장 아들놈이 태클을 자꾸 건다. 오늘 사장님이 나가시고 나서 사무실에 현장 사람들도 자꾸 들어오고 좁은데 얼굴 맞대고 있으려니 불편해서 사장실 쇼파에 앉아있었더니 그 놈이 쏙 들어와서는 내가 사장실에 앉아있는게 싫단다. 한마디로 여직원주제에 어떻게 사장님 쇼파에 앉아서 노냐 이 얘기였다. 하~한마디 하고는 그냥 나왔더니 내가 자기보고 콧방귀 뀌었다고 사장실 문을 쾅 닫고 나와서는 책상위에 책을 집어던지며 성질을 부리는게 아닌가. 못된 놈. 지가 다른 회사에서도 자기보다 나이도 위고 회사도 오래 다닌 사람한테 저러지는 못했을텐데 지 애비가 사장이고 언젠가는 내가 사장인데 이거겠지. 내년에 그만두기로 한거 꼴값을 떨라고 두고는 그냥 내비뒀다.  

저녁에 친구랑 만나서 저녁 먹을면서 그 얘기를 했다. 사실 그만두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나이 어린 놈이 꼴값떠는거 보기 싫고 참 사장 아빠 없는게 서러운 일이라고 푸념을 했다. 열심히 직장 생활 했지만 여전히 큰 자유가 없다는거. 요즘은 돈이 곧 자유라는게 참 싫은 생각도 들었다. 아빠가 그렇게 재산 축내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여유없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에 새삼 아빠도 미웠다. 남겨 주지는 못할망정 있는 재산이라도 뒀으면 엄마 걱정이라도 안할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친구가 사는게 재미 없다면서 너는 어떠냐고 묻는데 생각할틈도 없이 말이 나왔다. - 나는 사는건 참 재밌는데. 돈이 없어서 좀 걱정이지. 내 입으로 이 말이 나오는 순간 안심이 됐다. 이러니 저러니 푸념도 하고 속도 상했지만 사는게 재미있는 동안은 내 인생 큰 문제는 없구나 싶었다. 다 있어도 사는게 재미없는것보다는 낫지 않는가. 게다가 나는 사실 진짜 사는건 재미있다.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있고 즐거운데 요즘 회사 생활이 약간 즐겁지 않은게 문제지. 사는데 한 두 가지 걱정도 없이 사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3개월만 참기로 했다. 내년까지는 하려고 했지만 추석 보너스 받고나면 새 직원 찾아보라고 하고 두어달 쉬다가 다른 직장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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