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약간 흐림 

오늘의 책 : 에릭 클랩튼. 그레이브야드 북 

사실 자서전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 책을 살때 웬지 음악을 좀 들어야지 싶은 생각에 이런저런 음악파일들을 주워모으던 중이라 나도 모르게 사게 된 책이다. 에릭 클랩튼.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름쯤은 아는 그런 뮤지션중 한 명이다. 나는 음악에 그다지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음악이나 책이나 둘 다 시간과 돈을 많이 들여야하는 취미인 관계로 둘 다 관심가지기는 무리고 나는 아무래도 책을 더 좋아하다보니 음악을 공들여 들어본적이 별로 없다. 그저 걸을때나 일할때 백뮤직으로 듣는 정도이고 그나마도 70~80년도의 흘러간 옛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음악에는 거의 무지한거나 마찬가지다. 첫 장을 열어보고 바로 알았다. 흠~내가 좋아하는 내용이 아니구나 라고. 우선은 사람이름이 너무 많이 나온다. 나는 명사를 잘 못외우는데 그중 으뜸이 바로 사람이름이다. 근데 자서전이라고 그야말로 사람이름의 바다다. 나중에는 누가 누군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둘째로 자서전에는 어쩔수없이 약간의 과장과 자기 포장이 있다. 이건 필수중에 필순데 사실 어쩔수 없는 문제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본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누가 자신을 못난이라고 인정할수 있겠는가. 더구나 자서전이라고 자신의 일생을 책으로 쓸 정도의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사회적인 지위를 획득한 사람일텐데 이런 부류가 자신의 인생을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쓴다는건 무리다. 아니 그 누구라도 무리일것이다. 자신만이 읽는다고 생각하는 일기를 쓰면서도 조금씩은 포장을 하는게 사람인데 어쩔수 없는 문제지만 나는 그런 자기기만과 포장이 싫어서 자서전을 거의 읽지 않는다. 자기 자랑, 자기 기만, 사실의 그럴듯한 포장은 자서전에서 빠질수 없는 요소이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면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그의 음악관과 인생관보다는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특히나 그 시대의 많은 뮤지션들이 이런저런 중독으로 사망하는 와중에 말이다. 그걸빼면 뮤지션으로는 훌륭했을지 모르지만 인간적으로 봐서 좋은 사람 소리 듣기는 힘든 사람이어서 큰 재미는 없었다. 

그레이브야드 북은 어떻게 보면 정글북의 도시버전이다. 살인마를 피해 묘지로 간 아기를 묘지의 유령들이 키운다는 얘기인데 약간 청소년용으로 분류될만한 내용과 길이인데 재미있게 봤다. 닐 게이먼의 작품은 언제나 실망은 주지 않는다. 대게의 경우 모든 작품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사람은 적은데 그의 작품은 언제나 괜찮은 수준이라서 참 마음에 든다. 유령들의 손에 자라고 세상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모두 죽은 자 뿐인 노바디. 이름 자체가 그렇다. 아무도 아니다라니. 유령들은 변하지 않지만 그는 자라고 결국은 묘지를 벗어나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딛는다. 아직 어린 나이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그가 어떤 모험을 만나게 될지 뒷 내용이 궁금한 결말이다.   

  

 

 

 

 

 

 

 

겨우 한숨 돌리게 되서 정말 좋다. 이런 저런 잡무를 정리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장 아들이 오면서부터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일이 너무 많다. 처음부터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십년을 일하면서 항상 혼자서 하다가 갑자기 사무실에 턱하니 있으니 진짜 싫다. 나한테 뭐라하는게 아니라 그냥 존재한다는것 자체가 짜증이다. 막말로 지가 아무리 사장아들이라도 나보다 나이도 어린놈이 나한테 일을 시킬수도 없고 내가 뭘 잘못한다고 찌질하게 지 아빠한테 이르지야 않겠지만 아무래도 이것저것 신경이 쓰이는건 사실이고 신경이 쓰인다는것 자체가 짜증스럽다. 라디오도 마음대로 못듣겠고 일도 내맘대로 못하겠고. 내가 비염이라서 코를 자주 푸는데 그것도 신경쓰이고. 한숨이 나온다. 어차피 내년에 양산으로 옮기면 너무 멀어서 못따라가겠다고 그만둬야겠다고 하긴했지만 그래도 참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일이 너무 많다. 이왕 직장을 옮길꺼면 빨리 옮겨야 하는데 싶은 생각도 있고 이러다 내년에 새 직장 못구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너무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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