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겁나게 좋음 

오늘 아빠가 돌아가셨다. 엄마랑 이혼하고 떨어져 산지가 오래인지라 안본지가 오래되었다. 그나마 중풍으로 쓰러지신뒤 요양원에 가신뒤로는 더 안보게 되고. 그래도 처음 쓰러졌을때는 우리가 입원시키고 퇴원시키고 병수발도 했지만 다들 직장에 다니는터라 결국 요양원에 들어가셨는데 사실 요양원이 우리들보다 더 잘 보살펴주는것 같았다. 좁은 집에서 목욕시키기도 어렵고 보살피는것도 사실 많이 어려웠다. 올 설에 영이가 가서 보고 왔는데 여전히 간호사들한테 못되고 군다고 하더니만은...열이 좀 난다는 연락이 있었지만 큰 병은 아니라고 했는데 아침 10시에 갑자기 위독하니 병원에 오라고 했다. 짐 챙기고 사장한테 말하고 나오려고 하니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30분만에 돌아가신거다. 마지막에 옆에 아무도 없었던게 마음에 걸리지만 오래 고생하시던터라 순식간에 가신게 더 잘된거 같기도 하다. 슬퍼하고 싶지만 워낙에 우리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인지라 슬퍼하기도 힘들다. 어쩌면 그렇게 자식들한테 일말의 관심도 없었는지...회사를 다니신적도 없고 친척도 없어서 초대할 손님도 없었다. 영이도 현재 회사를 안다니고 원이는 백화점이고 제부 둘도 프리랜서 일을 하다보니 초대할 손님이 진짜 없다. 엄마쪽 사람이야 헤어진지 오랜데 오시랄수도 없고. 우리 회사랑 영이,원이 시댁식구들 말고는 올 손님이 없어서 빈소는 안차리기로 했다. 그냥 우리끼리 소박하니 하루하고 화장해서 영락공원에 안치하기로 했다. 어찌나 일처리가 빨리 끝나는지 2시간만에 정신차리니 벌써 장례식장에서 화장예약까지 다 끝났다. 참 죽으니 모든것이 허무하다. 회사에서 장례식장 정해지면 연락달라고 했는데 참 말하기가 뭐하다. 그렇다고 이런이런 사정이 있다고 구구절절 설명할수도 없고. 그냥 손님이 적어서 우리끼리 하기로 했으니 오시지 말라고 했다. 이것저것 처리하다보니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처음하는 일인지라 허둥지둥 뭐가 잘된건지 못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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