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여전히 몹시 추움 

오늘의 책 : 작가의 집 

이 책도 반쯤 정신이 나가서 중고샵에서 고른 책이다. 도대체 왜 샀는지 무슨 생각으로 산건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1900년도에 활동한 작가들의 집을 소개한 책인데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집과 그곳의 사진을 같이 소개하고 있다. 아는 작가도 두어명 있고 전혀 모르는 작가도 있고 작가는 몰랐지만 작품은 아는 작가도 있었다. 다들 성공한 작가이다보니 집은 멋지고 아름다웠지만 뭔가 감흥을 주기는 부족한 작품이다. 나는 특별히 한 명의 작가를 좋아한다거나 한 작가의 작품을 다 본다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다. 그때그때 작품의 줄거리를 보고 줄거리가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다 싶으면 사보는 타입이라서 작가를 굳이 따지지를 않고 책을 산다. 이런 책은 작품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 작품을 쓴 작가도 몹시 좋아해서 그 작가가 살던 곳까지 알고 싶다는 사람한테나 무언가 와닿는게 있는 책이지 작가의 개인적인 삶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별 쓸모가 없다. 나로선 작가를 잘 모르는게 작품을 읽는데 더 좋다. 훌륭한 작가라 할지라도 인간성이나 그 삶의 방식까지 훌륭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떤 작가의 경우는 내 마음에 안드는 가치관의 삶을 살아간 사람도 많은지라 그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나면 작품의 매력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소설속의 삶이 자신의 삶과 일치할수는 없고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일뿐이지만 난봉꾼에 알콜중독자가 성실한 삶에 대해 쓴다든지 하면 웬지 지나치게 가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작품이 보기 싫어진다. 얼마전 행복전도사라는 분이 자살했을때도 그 깊은 사정은 알수 없지만 행복을 부르짖던 그 분의 책이 약간 느낌이 바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삶보다 오히려 사진이 더 보기 좋았다. 한번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아늑해 보이는 사진들을 보자니 이런 곳에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햇살 가득한 창가의 쇼파에서 책도 보고 풍경도 보고...그런 점은 참 부러웠지만 그외에는 뭐 별로....이런 식으로 왜 샀는지도 모르고 내가 좋아하는 내용도 아닌데도 산 책이 요즘들어 너무 많다. 마음에 안들면서도 마치 음식 남기면 안되니까 먹자는 식으로 이왕 산 책이니 읽자면서 꾸역꾸역 읽는게 참 미련스럽게 느껴진다. 

 

 

 

 

 

 

 

엄마가 노는 날이라서 영이랑 같이 저녁먹으면서 기분 좋게 한 잔 했다. 영이네 시숙은 오늘 내일하는 분위기고 아직 죽지도 않은 동생의 돈을 탐내는 누나들과 싸우지도 않고 공서방이 포기했다. 원래 법적으로는 어머니한테 가는 건데 누나들이 친엄마도 아닌데 그 돈을 왜 가져가냐면서 욕을 한 모양이다. 공서방 여동생이 그냥 주고 말자면서 공서방한테 말 한 모양이고 그 둘이 안하겠다는데 며느리인 영이가 나설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시어머니가 화내는데도 영이는 무시하고 있다. 우리도 그냥 그 돈에서 손 떼고 말도 하지 말고 아예 그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거기다 동생 재산 가지려고 친엄마 아니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는 사람과는 싸워봐야 좋은 꼴 볼것같지는 않다. 공서방에 집은 너무 복잡하다. 무슨 영화를 바라고 시아버지는 세번이나 결혼을 하고 시어머니까지 두번이나 결혼을 했다냐. 각기 배다르고 씨다른 형제가 다섯 그룹이나 되다보니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런 집안인줄 알았으면 결혼 안시켰을텐데 결혼 전에는 그런 얘기 없더니 결혼하고나니 어디서 없던 형제가 줄줄이 나온다. 빌어먹을 놈. 날이 갈수록 엄마랑 나는 공서방이 꼴도 보기 싫어 죽겠다. 밸도 없고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문제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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