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음. 오후에는 약간 흐림
오늘의 책 : 친구에게 가는 길
이름의 첫자를 따서 ABCDJ라고 불리는 다섯남자의 우정얘기다. 어느날 J인 잭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나 J의 베스트 프랜드인 B가 듣게 된다. 암은 너무 많이 퍼져서 이미 절망적인 상황이다. 잭은 열심히 항암치료를 받지만 그가 회복하기 힘들다는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각각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아온 다섯 친구들은 그의 병을 계기로 다시 모여 과거를 회상하고 서로의 우정을 확인한다. 친구들의 우정어린 격려에도 불구하고 잭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가고 결국은 다섯 친구들과의 두번째 만남을 가진 얼마후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서로에 대해 다 알고 있는 친구. 한 마디 말 없이도 이해할수 있는 친구를 가진다는것은 분명히 행운이리라. 그리고 그러한 행운을 가진것에 감사할줄 아는 마음을 가진것 또한 행운이다. 여담인데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그런 행운을 가질 기회가 적은것같다. 아무래도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남편과 아이를 최우선수위에 놓게된다. 밤늦도록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며 술 마셔주고 위로해주는 남자들은 세상에 부지기수지만 여자는 그럴수가 없다. 남편 밥도 해줘야 하고 아이들도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은 그러면서 여자들이 그러는걸 이해해주는 남편도 세상엔 별로 없거니와 남편이 이해해준다고 해도 아이들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자들이 다시 만나는건 아이들이 다 크고 남편이 정년퇴직을 할 나이쯤되서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세월이 너무 지난탓에 어딘지 모르게 서먹함이 감돌게 된다. 다시 친해진다 하더라도 여자들에겐 그런 믿음이 없다. 내가 힘들때 모든걸 팽개치고 내게 달려와줄꺼라는 믿음. 그런 자리를 남편이나 아이들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른 중반을 넘어서니 이제 독신이 친구들이 거의 없다. 모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결혼을 했을때 내게서 30%쯤 떠나갔던 친구들은 아이들을 낳고 나니 90%쯤 떠나가 있다. 그 아이들이 다 크기 전까지는 나는 남은 10%를 친정식구, 시댁식구, 다른 친구들, 회사 동료들과 공유해야하겠지. 이해는 하지만 씁쓸한 현실. 친구에 대한 책을 읽으며 친구의 부재를 진심으로 통감했다.
아침에 병원에 갔다. 코를 너무 풀어서 코 안 점막이 상했다며 코 풀지말고 물로 씻어내라고 했다. 주사받고 약먹고 나니 과연 좋아진다. 병원도 약도 싫어해서 콧물을 흘리면서도 안가고 개기도 있었는데 갔다오니 편하긴하다. 산 책중에 한 권이 절판됐다며 취소하라는 메일이 왔다. 절대마녀 9권도 절판이던데...중간에 빠진것들을 구하기위해 보수동 책방골목에 한 번 가봐야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