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비가 왔다 그쳤다 변덕스러운 날씨다 

오늘의 책 : 켄터빌의 유령. 하백의 신부12, 서점 숲의 아카리4,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3, 미안해 쿠온, 엄마 아빠는 히피야, 초밥,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켄터빌의 유령은 줄거리가 하츠 아키코의 아름다운 영국시리즈에 나오는 내용이랑 아주 흡사하기에 샀다. 사실은 뭘 하나 더 포함해야 3천원 살인 쿠폰을 쓸수 있어서 보관함에 있는 상품 중 제일 싼 걸로 하나 골랐다. 유령이 아주 귀엽긴 하지만 확실히 하츠님의 만화가 더 좋았다. 그림이 더 예뻐서 그런것 같다. 내용이야 뭐 비슷해서 별 다른게 없었다.  

하백의 신부가 12권짼데 이제 드디어 결혼을 했다. 근데 첫날밤을 보내는데 실패했다. 도대체 언제쯤이나되야 제대로 맺어지는건지. 솔직히 그림은 정말 예쁜데 내용은 별반 마음에 안든다. 하백이 왜 천계의 전쟁에서 중요한지, 왜 두 형제가 전쟁을 하게 된건지, 전 옥제는 왜 옥제자리에서 내려온건지 등등 이런 배경얘기도 중요한데 이런 얘기는 별반 나오지를 않고 순전히 하백과 수아의 사랑얘기에만 촛점이 맞춰져있다. 한국만화는 너무 지나치게 사랑얘기가 전부다. 천계의 전쟁과 그 형제의 주변인들, 어머니에 대한 얘기들도 같이 풀어가야 하는데 맨날 사랑타령. 반혼사를 퍽 재미있게 봐서 이런 종류의 책중에 뭐 없나 싶어 고르다가 하백의 신부, 씨엘, 절대마녀 이 세종류를 선택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실망이다. 그림은 끝내주게 예쁜데 얘기가 사랑타령뿐이고 별반 진전이 없다. 페이지의 상당수를 여자에 드레스에 꽃으로 채우는것도 마음에 안든다. 왜 한국만화는 사랑타령을 빼면 별반 다른 내용이 없는걸까? 

서점 숲의 아카리 4. 주인공 두명은 참 마음에 드는데 주변인들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특히 점장은 진짜 재수없다. 이런 재수없는 상사들을 직장생활하면서 얼마나 많이 만났는지. 그걸 생각하면 마음편히 볼수가 없다. 개중에는 정말 이래서 살인나는구나 싶은 사건도 있었다. 첫 직장에서 너무 인간이하의 상사들을 많이 만난지라 사람이라면 정떨어진다는 생각을 지금도 지울수가 없다. 인간말종들만 모아서 만든 신생 보험회사인지라 정상인 사람이 없었다. 여직원한테 음담패설 정도는 기본이고 자기 안간다고 못가게 잡아두기, 밥먹는데 집적대기, 함부로 굴기, 공금유용하고는 여직원한테 뒤집어씌우기, 바람피운다고 회사에서 아내랑 격투기하기등등 말로하자면 한도끝도 없다. 거기에 더해 보험아줌마들.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리는 인간들이다. 그런 생각들이 새록새록나서 그 점장이 나올때마다 짜증스럽다. 제발 이사람 좀 안나왔으면 좋겠다.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3. 요근래 본 고양이 만화중 최고다. 요새 고양이 만화를 참 많이 샀는데 괜찮은것도 있지만 진짜 수준이하인것도 너무 많았다. 작년에 샀던것은 괜찮은것도 많았는데 올해 산게 특히나 그랬다. 전반적으로 올해 새 만화중에 내가 좋아하는 만화도 별로 없고 뒷 편도 잘 안나오고 신간이라고 산거는 마음에 안들고 등등 실패가 많았는데 그래도 개중에 괜찮다 싶은 만화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이런 요괴 고양이 하나 키우면 좋겠다. 근데 고양이는 오래 살면 요괴가 되는데 왜 개는 그런 이야기가 없을까? 우리 개도 꼬리가 둘로 갈라진 요괴강아지가 된다면 진짜 귀여울것 같은데. 

미안해 쿠온, 엄마 아빠는 히피야는 요새 이런 종류의 책을 너무 읽어서 이제 식상하다. 멀쩡히 직장생활하다 뭔가 변화를 줘야겠다며 다 버리고 여행을 떠나거나 유학을 떠난 종류의 책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어지간해서는 재미가 없다. 이런 종류의 책은 내용이 거기서 거기일수밖에 없어서 처음 몇 권은 몰라도 계속 읽으려니 너무 시시하다. 게다가 나는 따지자면 식물파다. 한자리에 가만히 자리잡고 고개숙이고 있는걸 좋아한다. 옮겨다니는거, 잠자리 변하는거, 생활의 변화가 있는게 질색이다. 한번도 여행가서 좋았던적이 없다. 잠을 못자서 머리는 아프지 화장실 못가서 배는 아프지 못 씻어서 몸은 가려운것 같지. 그러다보니 책을 보면서 별반 공감을 못하겠다. 그래도 딱 하나는 부럽더라. 13살 연하의 남편. 32에 19살 남편이라...이웃 여자가 영계정도가 아니라 아예 날달걀을 까먹은 여자라고 하더라더니 그럴만도 하다. 요건 쬐끔 부럽다. 

초밥은 전혀 살 생각이 없었는데 중고샵에서 보고 표지가 너무 예뻐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는데 내용이 하나도 마음에 드는게 없었다. 음식을 통해서 좋고 행복한게 아니라 슬프고 비참한 종류의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러고 나면 식욕이 떨어진다. 4편이 단편 중 그나마 맨 첫 이야기(이 얘기의 제목이 초밥이다) 하나만 그럭저럭이고 나머지 3개는 어떻게 이렇게 비루한 삶을 그려놨는지. 괜히 샀다 싶다.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는 제목만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내용은 큰 재미는 없었다. 첫째로 내가 제목에서 느낀것과 본문의 내용이 너무 달라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제목만 보고 덜렁 사면 안되는데 순간적으로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더니 제목같은 여유있는 삶을 사는 그런 얘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 무거운 느낌의 에세인데 스위스라는 나라가 낯설기도 해서 그닥 와닿지가 않았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와닿는게 있어야 재미있게 읽을수가 있는데 전혀 그런 점이 없다보니 집중이 안되고 집중이 안되니 재미가 없고... 다음에 다시 읽어볼까 말까 하다가 현재 쌓여있는 책이 너무 많아서 억지로라도 마지막까지 다 읽고는 중고샵으로 넘겼다. 책을 너무 많이 사다보니 가끔 너무 억지로 읽는게 아닌가 싶다. 이것저것 사다보면 이런 일도 있지하면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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