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아침에는 비가 약간 오다가 오후에 그쳤다. 한밤에 비가 많이 왔다.
주간마감, 은행일로 오전중에는 무지무지 바빴다. 특히나 다음주에 휴가를 가려니 오늘 정리해야 할 일이 많았다. 어차피 내일은 은행도 쉬고 거래처도 다들 쉬는터라 오늘 일이 끝나는거나 마찬가지다. 정신없이 오전중으로 다음주일까지 다 해놓고 오후에는 안심하고 쉬었다. 회사에 책을 너무 많이 쌓아놓아서 휴가전에 책정리를 좀 했다. 중간에 몇 권 빠진 중고로 구입한 책들을 캐비넷 안으로 옮기고 휴가중에 집에서 볼 책들은 꺼내서 집으로 가져가고 작은 박스에 있는 책들은 죄다 큰 박스로 옮겨서 박스 2개로 모았다. 안보고 쌓아놓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살짝 죄책감이 들었어. 어서 봐야지. 책 정리를 끝내고 그저그런 책들로(한마디로 빨리 볼수 있는 책들로) 오후시간을 보냈다. 쾅! 지구에서 7만광년, 빵빵빵. 파리, 마음이 자라는 그곳 지중해, 어시장 삼대째 29권
쾅! 지구에서 7만광년은 처음 펴들고는 약간 실망했다. 너무나도 명백한 아동용 도서라서. 게다가 처음 부분은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중간쯤 가서는 어라~이거 생각하고 다른데 싶더니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이 책 너무 좋잖아! 하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MIB를 패러디한듯한 마지막 장면은 어찌나 웃기던지. 이 영화가 나오고 나서 이런 SF물에 패러디 형색으로 그들이 참으로 많이도 등장한다. 술렁술렁 읽히면서도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빵빵빵, 파리는 솔직히 실망이다. 책의 반이 사랑타령이다. 내가 이 책을 샀을때는 빵얘기라기에 샀지 사랑타령 들으려고 산건 아니다. 책의 성격의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빵얘기라 해놓고는 사랑타령을 이렇게 많이 넣으려면 제목을 파리에서 만난 사람과 그들의 사랑 & 빵얘기도 약간이라고 제목을 정하든가. 나는 빵보려고 샀는데 빵얘기가 전체의 1/3정도밖에 안된다.
마음이 자라는 그곳 지중해는 컬투쇼에서 컬투가 홍작가가 지중해로 여행갔다고 갔다와서 책도 냈다고 하기에 샀다. 이건 내 지병인에 어디서 무슨 책 얘기를 하면 기어코서 구해본다. 보고나서는? 이 책도 역시나 실망이다. 그건 내가 이 책에서 무심결에 컬투쇼의 메인작가라는 이미지를 보고 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유쾌한 여행기를 생각하고 구입했단 말이다. 그런데 찌질하고 꾸질한 얘기가 너무 많다. 과거에 대한 반성이라는둥 왜 나는 현재를 즐기지 못하냐는 둥 여행이 끝나면 나를 찾을수 있을까라는 둥. 참 가지가지 한다라는 느낌외에는 별 재미가 없었다. 아니 솔직하게 지나치게 재미가 없었다. 이도저도 아닌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맹탕같은 책이다. 나는 이런 책 참 싫어한다. 진지한 자기 성찰이나 철학서도 아니면서 여행 좀 떠나서는 여행을 떠나니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면서 여행서에 주저리주저리 신세한탄하는 책들. 요즘 나오는 여행서중에 이런 책들도 참 많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요새는 어디 여행만 갔다오면 다들 책을 낸다. 진짜 작가가 아니라 어중이 떠중이들고 유럽 일주, 세계 일주 갔다오면 다들 책을 내다보니 여행서(여행에세이 포함)가 수준이하로까지 떨어지는 작품들이 너무 나온다. 참 내 타입 아닌 글을 쓰네 싶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기독교신자란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런 작품 보다 참 내 타입 아니구나 싶으면 십중팔구는 그쪽사람들이다. 신기하기도 하지.
요즘들어 가끔 이런 유학, 여행관련 책을 보면 마치 사랑이 화학조미료처럼 쓰인다는 생각을 한다. - 흠~유학가서 제빵을 배우셨어요? 빵만 가지고는 사람들이 책 안사요. 사랑얘기 좀 넣죠. 이별이나 첫사랑얘기도 좀 넣고요. 흠~여행서를 쓰실려구요? 요즘 여행서가 너무 많이 나와서요. 사랑얘기 좀 넣는게 어때요? 이별하고 여행간걸로 하는거죠. 중간중간 첫사랑에 대한 추억도 좀 넣어주고요. 참 자기성찰이나 반성도 양념으로 좀 넣어주세요. 그래야 인기가 좋아요.- 편집자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건 아닌지 나혼자 상상을 할 정도로 어디 유학만 갔다하면 첫사랑과 이별 타령이요 여행만 갔다하면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고 떠나보낸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한다. 이런 글을 읽을때마다 평범한 국에다 미원, 다시다, 라면 스프 때려 넣어서 그럴듯하게 만든 국을 먹는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 사실일수도 있다. 가슴아픈 사랑 잊으려고 유학을 갈수도 있고 여행을 갈수도 있다. 근데 그럴러면 여행서에 그런 얘기 안넣었으면 좋겠다. 여행서는 사실 두가지다. 정보를 주는 여행서와 에세이로서의 여행서. 근데 에세이로서의 여행서를 구하는 사람들은 알고보면 여행갈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론리 플래닛을 사겠지 누가 이런 책 사겠나? 유학도 마찬가지다. 유학갈 사람이면 이런 책 안산다. 이런 책을 사는 사람들은 안갈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다. 못가거나 안가거나 하는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위해서 사서 보는게 에세이로서의 여행서나 유학서다. 그런데 그런 책에 즐겁고 상큼한 애기는 없고 죽쑨 얘기. 첫사랑과 헤어지고 우는 얘기. 마음이 스산하다는 얘기로 책을 채우다니. 이해가 안간다. 여행서를 보면서 우와~정말 재밌겠다. 즐거워보이는걸-이라는 느낌을 받기위해서 읽는다는게 내 생각인데...나만의 생각인지...책이 많아서 빨리 읽어치우려고 접어든 책이기는 하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마음에 안들면 곤란하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