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엄청나게 덥다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느름느름 하루를 보냈다. 너무 더운 날씨가 계속되니 솔직히 힘들다. 어제 읽은 책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오늘은 아주 가벼운 책으로 골랐다.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사실 나는 울 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잘 읽지 않는데 대부분 작품이 너무 무겁다. 옛날에 토지를 읽고나서 느낀 점인데 -진짜 재미있는데 너무 화딱지 난다-가 내 감상이었다. 힘없는 사람들의 지난한 삶이라니...다 읽고나니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그때 결심했다. 내 두번 다시는 이런 책은 읽지 않으리라. 그 뒤로 누가 뭐라고해도 태백산맥이니 하는 종류의 책을 읽지 않았다. 참 이상한게 같은 고생하는 종류의 책이라고해도 미국 작품이나 일본 작품은 그렇게 괴롭지 않은데 한국사람이 주인공인 작품은 웬지 괴롭게 다가온다. 아마도 아직도 우리나라가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우리 나라를 수탈했던 일본은 6.25전쟁의 혜택으로 우리나라보다 더 잘사는데 우리는 아직도 분단국가고, 아직도 미국의 눈치를 봐야하고,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힘겹고 말이다. 사실 공지영 작가의 작품도 줄거리를 보면 대개가 아주 무겁다. 그 전 세대의 작품들은 일제시대나 6.25를 겪은 세대고 그 후 세대는 민주화 운동의 치열한 시기를 거친 세대라서 그런지 다들 하나같이 힘겨운 삶을 그리는 작품이 많다. 그보다 더 뒷세대는 아직 과도기랄지 그런 느낌이고 말이다. 하기사 요새는 너무 가벼워서 깃털만한 무게도 없는 책들도 많이도 나오기는 하더라. 이런걸 책으로 내나싶을 정도로 너무 또 가벼운 책들. 적절하면서도 내 맘에 드는 국내작가를 찾기가 참 힘든다. 생고생 스토리 빼고, 러브 스토리 빼고, 사실 이 두개만 빼도 거의 남는 책이 없다. 그러다 보니 국내 작가의 책들은 거의 다 에세이만 보는것 같다. 사실 내가 에세이를 원체 좋아하기도 하고 말이다. 공지영 작가의 작품중 중앙일보에 연재한 작품을 읽었었다. 갑자기 제목이 기억이 안나는데 즐거운 나의 집이었던가? 일튼 중앙일보를 보다보니 봤는데 솔직히 재미있었다. 글을 참 잘쓰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재미는 있었지만 역시나 내용은 내가 좋아하는 쪽이 아니었다. 솔직히 그녀의 잘못은 아니지만 세 번의 이혼?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안들수 없다. 거기다 각기 다른 아버지의 아이들이라니. 재미는 있지만 재미삼아 읽을수가 없는 내용이라서 결국 중앙일보에 연재된것만 읽고 말았다. 그런 그녀의 에세이라니 어떨까 싶었는데 제목부터 그렇고 작가가 가벼운 얘기만 쓰기로 했다고 하길래 샀다. 다짐한대로 시국이 무거운 사건이 많았지만 무시하고 가벼운 얘기만 쓰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게 편치는 않은 얘기들도 참 많았다. 가벼운 얘기, 무거운 얘기, 어딘지 살짝 슬픈 얘기, 웬지 짠한 얘기. 언젠가는 그녀로부터 정말 깃털만큼이나 가볍고 즐거운 얘기로 가득한 책 한 권을 보게됬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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