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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 - 북유럽에서 만난 유쾌한 몽상가들
박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스톡홀름이라는 다소 우리에게는 낯선 도시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지만 이 책을 산건 오후 2시라는 말때문이다. 오후 2시는 어쩐지 나른한 느낌을 주는 시간이다. 출근해서 바쁜일은 오전에 다 끝냈고 점심을 먹고 나서 한숨 돌리는 시간. 하루의 반보다 약간 더 흘러간 시간이고 서너시간후면 퇴근한다는 반가움이 있는 시간. 웬지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느낌에 집어든 책인데 정말 놀랍게도 그런 느낌에 딱 맞는 책이었다. 오후의 나른한 햇살과(여름은 아니다. 여름의 오후 2시는 무척이나 강렬하고 화려한 시간이다) 커피 한 잔을 두고 창 밖을 내다보며 책을 보다 사람을 보다...그런 느낌의 책. 제목만 보고 지레짐작으로 산 책은 막상 읽어보면 느낌이 달라서 실망할때가 많은데 오히려 제목과 딱 맞는 느낌을 가지고 있으니 즐거우면서도 당황스러웠다. 웬지 코드가 맞네~하는 즐거움과 속마음을 들킨것 같은 당황스러움. 유쾌한 마음으로 읽은 책이다. 물론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안 즐거움도 크다. 그런 복지정책, 평등정책 등등 모두다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이 책 자체가 가진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느릿느릿 어딘가 속세가 아닌 다른곳을 걷는듯하지만 나처럼 살아봐~라고 강조하지는 않는 분위기. 사실 책 제목에서 **처럼 이라는 제목만큼 질색인 제목이 없다. 왜 내가 **처럼 해야해? 라는 청개구리 정신에 웬지 책이 보기 싫어진다. 쓸데없는 청개구리 기질이라고 생각하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참 마음에 드는 작가를 만났구나 싶어서 조회를 해 봤는데 쓴 책이 3권밖에 없다. 앞으로의 작품을 지켜보고 싶은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