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흐리고 비가 아주 조금 왔다. 

오전중에 전표 정리해서 주간 마감을 마치고 밀린 잡무도 마쳤다. 정액권때문에 시도때도없이 미드를 본다고 일이 좀 밀렸다. 다음주부터 좀 속도를 내야겠다. 내일이면 정액권이 만료다. 괜히 사서 안달복달한게 좀 우습지만 어쩌나 맘이 또 그렇게 되는것을. 오후에는 고스트 인 러브를 봤다. 문제는 고스트에 무게가 있는게 아니라 러브가 주제라는 점이다. 물론 줄거리를 미리 읽어봤지만 내심 귀신이 나온다기에 샀는데 이건 뭐 그냥 러브스토리다. 다만 귀신들끼리의 러브스토리일뿐이다. 러브스토리는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설렁설렁 넘겼다. 오히려 도입부에서 귀신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은 아주 좋았다. 독특하달까. 게다가 요즘은 정해진 천국이 있는게 아니라 자신만의 천국이 있고 신의 허락으로 못가는게 아니라 자신의 죄책감이나 미련으로 못가고 지상에 남아있다는 설정이 유행인가보다. 대부분의 천국스토리가 다 이런 종류다. 천국도 유행이 있는 법. 이제 더이상 젖과 꿀이 흐르고 천사들이 하프를 치는 천국은 인기가 없나보다. 당연하지. 요새 누가 하프를 들을것이며 젖과 꿀은 매일 마시기는 좋은 음료수가 아니다. 요즘 애들이라면 콜라와 사이다가 흘러야겠고 락큰롤이 울려야겠지. 판타 빌리지에서 나오는 작품은 대부분 참 수작이다. 내가 싫어하는 종류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고스트 인 러브도 결코 재미없는 작품은 아니다. 테메레르나세탁부 프리가의 얘기는 아주 훌륭하고 그외의 다른 작품들도 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라서 판타 빌리지 전체를 구입한다고 해도 후회는 없을 작품들로 꽉 찬 아주 좋은 시리즈다. 요즘들어서 가끔 이렇게 깜짝 놀랄만큼 좋은 전집을 내는 출판사가 있다. 우리나라 출판사들도 점점 내공이 쌓이나보다.  

퇴근해서는 엄마가 친구들이랑 저녁먹으러 갔기에 혼자 저녁먹고 비가 여전히 조금씩 내려서 강지들 산책은 못시키고 약간 졸았다. 11시쯤 깨서(엄마가 오는 바람에) 영화를 몇 편 봤다. 알렉산더, 펄프픽션, 에라곤, 루팡. 알렉산더는 영웅들의 무용담보다 온통 동성애적 암시로 가득찬 영화였다. 그렇더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막상 직접보니 배드신은 여자랑 벌이는데 러브라인은 다 남자다. 좀 웃겼다. 왜 큰 인기가 없었는지 알겠다. 에라곤은 소설을 읽고나서 다시 봐도 여전히 별로다. 소설쪽이 더 나은것도 같고. 펄프픽션은 예전에는 참 재밌게 봤었는데 웬지 다시보니 재미가 없어서 실망했다. 아무래도 진짜 영화팬은 아닌것같다. 다시봐도 재밌는 영화가 참 별로없다. 루팡은, 뭐랄까 참 프랑스 영화답다. 프랑스인들은 왜 그렇게 영화를 못만들까? 예술영화를 말하는게 아니다. 루팡은 엄밀히 말해서 오락영화다. 모험과 스릴과 웃음이 있어야 하는데 눈물과 비극과 시덥잖은 결말이 있다. 내 보기에 프랑스 사람들은 그냥 예술영화를 밀어붙이는게 좋을것같다. 이런 짓들을 하다가 새벽 3시에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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