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여름이 시작되는지 오늘은 더웠다.
내일 줄 급여명세서를 준비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다보니 오후 3시. 용와정 살인사건 2편을 마저읽고 퇴근했다. 홍서방이 내려와서 엄마가 집에 와있었다. 아이를 못가진다하니 홍서방은 영 실망한 눈치란다. 형편상 아이를 낳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원이에게는 안낳아도 좋다고 했다지만 막상 못가진다고 하니 섭섭한가보다. 하기사 좋아할 일도 아니기는 하다. 저녁으로 백숙에 매실주를 한잔하고 졸다 12시쯤 강지들 산책시키고 잠이 안와서 미드를 보다 새벽 4시쯤 잤다.

2권짜리 용와정 살인사건을 드디어 다 봤다.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두께가 있어서 만만치 않았다. 미타라이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더니 정작 미타라이는 편지로 잠깐만 등장하고 그의 친구인 말하자면 왓슨에 해당하는 인물이 사건을 해결하는걸로 나온다. 너무 잘난척하는 탐정도 별로지만 자기 비하에 빠진 왓슨도 별로다. 마신유희도 그렇고 용와정 살인사건도 그렇고 어째 작품이 뒤로 갈수록 점점 이상해지는 느낌이다. 하기사 점성술 살인사건을 너무 옛날에 봐서 막연한 느낌만으로 기억하고 있다보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살인사건의 범인도 동기도 방법도 너무 터무니없어서 좀 기가 막혔다. 폐병환자라도 왕따시킨 사람들도 못됐지만 그렇다고 마을사람들을 다 죽이겠다고 설친 놈도 이상한 놈이고 그 와중에 목숨을 건졌으면 잘 살면 될일이지 죽을때가 다 되서 원수를 갚겠다며 그 놈의 자손을 죽이겠다는 범인도 정상은 아니다. 아니 살육사건을 저지른 사람은 벌써 죽었고 그 손녀와 증손녀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 둘을 죽이겠다며 죄없는 사람을 셋이나 죽이다니 언어도단이다. 동기도 이해가 안가고 범행수법도 말이 안되기는 마찬가지고.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