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 서른 살 오핸로 혼자 걷는 1,400km
김지영 지음 / 책세상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온 감상은 흐흠! 이었다. 딱히 뭐라고 평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뜻이다. 여행기인줄 알고 샀는데 따지자면 여행기는 아니다. 순례길을 걷기는 하지만 깊은 사색이 느껴지는것도 아니다. 내용만 따지자면 일본에서 유명한 오핸로라 불리는 시코쿠 섬에 있는 88개의 사찰을 도는 순례길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 위해 본인도 그 길을 걷는 얘기다. 그리고 실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어딘가의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아서 상영도 했다. 목적을 달성했으니 성공스토린데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저자가 오핸로를 걷는 내내 묻는 질문은 이거다. - 꿈대로 살았어. 그런데 안 행복하면 어쩔껀데? - 영화가 좋아서 좋은 직장도 때려치도 영화판에서 뒹굴었지만 남는건 하나도 없다. 돈도 없고 경력도 없고 나이는 먹고. 쫓기듯이 간 일본에서 홀린듯이 찍게된 다큐멘터리지만 그일을 하면서 가슴속의 망설임을 버리고 다시 한번 영화일을 시작하게 된 사연인데.....그게 참.....그다지 감동적이게 그려지지가 않았다. 어중간한게 문제다. 여행기라기엔 너무 무겁고 자기 성찰을 통한 에세이라기는 가볍고 다큐멘터리 제작기라기엔 택도 없는 거. 정말 어중간한 책이다. 그렇다고 뭐 말짱 황이예요라고 하기는 그렇게 수준이하는 아니다. 단지 이것저것이 너무 조금씩 섞여있다고나 할까.(비빕밥은 맛있지만 책은 아니다) 좀 더 하나에 집중해서 책을 썼으면 좋았을텐데. 진지하게 오핸로라는 수행을 다루던가 아니면 좀 더 가볍게 여행기로써 다루던가 했으면 좋았을거라는게 내 나름대로의 생각이다.   

여담인데 이 길 한번 걸어보고 싶은 생각은 들었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든다는거. 적어도 한 달반이상의 휴가를 낼 수 있어야하고 그 후에 직장생활도 생각해야만 갈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그만두고서까지 갈 수는 없고 (그러기도 싫고 그럴정도로 순례가 가고싶지도 않고) 갔다와서 직장 걱정할바에야 안 가는게 나을것이다. 둘째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것 20대의 남자라면 하루 5천원으로~를 외치며 노숙도 할수있겠지만 30대 중반의 여성인 나는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서 꼭 숙박시설에서 묵어야만 하니 왕복차비, 식비, 숙박비, 그외 기타등등을 생각하면 적어도 천만원은 잡아야할것 같았다. 단순 계산이지만 그렇게 많이 차이나지는 않을것이다. 안 돼~~못 가~~를 외치는 내 자신이 약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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