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물 검역소
강지영 지음 / 시작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도입부에서는 그토록이나 똑똑한걸로 나오는 함복배. 곧이어 나오는 과거사건에서 바로 어리바리한 본모습을 들키고 만다. 일찍 줄서고도 화장실에 갔다가 새치기 당해 겨우 붙은 과거. 사모하는 여인의 아버님이 한번 해보라고 했다고 덜컹 제주도로 가서 듣도보도 못한 신문물 검역소의 소장이란 직책을 맡게된다. 일은 외국에서 들어온 신문물의 용도를 파악해서 임금에게 보고하는 일이다. 순조로울줄만 알았던 일은 어느새 난파된 배에서 온 외국인과 자신의 정인을 넘보는 암행어사, 사람을 죽이고 제주로 유배온 코끼리 등등의 등장인물들로 점점 꼬여만 간다. 암행어사는 툭하면 자신의 정인에게 추파를 던지고 코끼리는 말썽만 부리고 연쇄살인사건은 미궁에 빠져 가고 어리바리 처리하려고 한 일이 더 잘못되어 이제는 정인을 뺏길 처지에 놓이고 말았는데. 과연 함복배는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고 정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요즘 나오는 이른바 퓨전 사극을 소설로 옮긴듯한 내용이다. 처음 접하는 브래지어가 뭔지 몰라 머리에 쓰는건줄 알고 쓰고 다니고 외국인이 가르쳐줘도 도통 이해를 못하는 등등. 신문물을 처음 접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심각한 연쇄살인사건과 교묘하게 엮어가는 솜씨가 참으로 뛰어나다. 모처럼 유쾌하게 읽은 한국작가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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