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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트헨과 안톤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9
에리히 캐스트너 글, 발터 트리어 그림, 이희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동화책을 읽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당연히 동화책이기 때문에 내용은 (어른인 내게는)시시하고 줄거리는 단조롭고 끝은 해피엔딩이다. 마치 틀로 짜맞춘듯이 딱 맞는 세계가 바로 동화속의 세계다. 요즘은 그런 틀을 깨는 동화책도 나오는 모양이지만 내 생각에 그런 책은 동화가 아니다. 동화가 가지는 미덕이란게 바로 그런 점이기 때문이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그런 틀속의 세상이 바로 동화책의 최고 장점이고 미덕이다. 살다보면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기에. 그래서인지 가끔씩 동화책을 읽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큰 활자의 단순한 줄거리를 시시해하며 읽다보면 웬지 모르게 행복한 느낌이 든다. 그런 기분이 좋아서인지 어린시절 읽어보지 못한 책에 대한 억울함인지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동화책을 많이 샀다. 사서 한번 보고나면 쌓아두기 일쑤다. 그러다 일찍 결혼한 친구의 아이들이 크면서 그 애들에게 나눠주게되었다. 내 돈 주고 산게 아깝지만 안읽는 책이 무슨 소용이야. 저게 바로 저 책이 가야할 곳이라고 위안하지만 억울하게도 그 아이들은 대부분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테레비나 게임기, 컴퓨터에 정신이 팔려서 내가 준 동화책들을 사랑해주지 않는다. 그럴때면 그 동화책들의 원망어린 눈초리가 느껴진다. 차라리 내가 가지고 있다 일년에 한번이라도 볼것을....도로 달랄수도 없으니 때늦은 후회다. 사실 동화책을 읽으면서 리뷰를 쓰지는 않는데 오늘 이 동화책을 읽고나니 웬지 기분좋은 웃음이 나서 뭔가 한마디 적고 싶어 이렇게 리뷰와는 별 상관도 없는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다. 내가 에밀과 탐정을 읽고 열광했던 시절 이 책을 만났더라면 훨씬 좋았을거라는 아쉬움과 함께 내가 준 책을 외면하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하고싶다. 다 때가 있거든.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그 책들 좀 읽어. 응~~이 이모가 나름대로 큰 돈주고 산 책들이란다. 애들아.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