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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내 말 듣고 있어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의 모 영화감독이 한 말이라고 한다. 가족이란 가끔 누가 보지않으면 쓰레기 봉투에 싸서 버리고 싶은 것들이라고. 가끔은 그 말에 동의한다. 가장 사랑해야 할 존재들이지만 또한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만큼 상처주고 상처받고 물고뜯으며 사는 존재가 어디 있을까? 징그럽다고 골백번을 외쳐도 다음날이면 다시 봐야만 하는 그런 사람들. 프랑스나 한국이나 그런 점은 똑같은것 같다. 회사 사장인 남자와 소설가인 당신. 딸 둘에 손자 셋.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날 없다지만 가지가 작아도 바람 잘날이 없다. 매번 애인을 갈아치우며 그때마다 당신에게 뛰어오는 막내. 선생님이 좋다는 어린 손자. 뜬금없이 나이 75에 결혼하신 시어머니. 거기다 큰딸의 두번째 결혼식까지. 매일 매일 골치아픈 사건의 연속인 생활을 유머로 풀어나가는 작가의 글솜씨가 놀랍다. 깐깐한 남편과의 디격태격도 정말 웃음이 나올만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큰 딸의 결혼식에서 감동으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속삭이는 당신에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난 나와 파산이야 라고 말하는 남편과 그런 남편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감격하는 당신. 그래. 산다는건 다 이런거지, 뭐. 지지고 볶고 그러고 사는거야 라는 생각에 유쾌하게 읽을수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