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듣다
최승범 지음 / 이가서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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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화 봄날은 간다의 주인공들이 하는 일은 소리를 기록하는 일이다. 사라져가는 소리를 보관해두기위해 기록하는 그 일이 얼핏 우스워보이기도 했지만 보리밭 한가운데서 녹음을 하는 장면은 정말 말그대로 영화속의 한 장면이라는 말이 무슨뜻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었다. 돌아보면 정말 많은 소리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반면 문명의 발달로 생기는 새로운 소리들은 소리라기보다 그저 소음에 지나지 않는 삭막한 소리들뿐이다. 기계소리에서 무슨 정감을 느끼겠으며 나레이터들의 확성기 소리에서 무슨 풍류를 느끼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이제 사라지고 없는 소리들중에는 아마도 지금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를소리도 많을것이다. 냄새나 맛처럼 소리도 좀처럼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이니 말이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들어온 소리들중 멋과 추억으로 걸러낸 소중한 소리들로 꽉 찬 정말 마음 푸근한 책이었다. 비오는 날 빗소리에 젖으며 한 장. 덜커덩거리는 지하철에서 한 장. 한번에 읽을것이 아니라 틈틈이 한 장씩 읽으며 추억에 젖어보는것도 좋으리라. 사라져 가는 소리들 중에는 사라지는것이 반가운 소리들도 있었다. 빈대소리. 잇소리야 있어 좋을것이 무어며, 춘공기에 배 곯는 소리는 사라져서 외려 기쁜 소리들이다. 허나 새소리, 들벌레 소리, 지붕 밑의 풍경소리까지 사라져가는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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