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님의 활약과 하인들의 고난은 계속된다.

백기도연대 風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8년 7월

전편에서 사건을 의뢰하러 갔다가 어찌어찌하여 에노키즈님의 하인이 되고만 주인공. 이번에는 절대로 그 일당들과 관여되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지만 자의 반 타의 반 또다시 사건의 한복판으로 끌려들어가고 만다. 보통 이하임을 자처하는 주인공은 허둥지둥 당황하기만 하는 사이에 언제나 그렇듯이 교고쿠도와 에노키즈님의 활약으로 사건은 잘 해결되지만 본인은 고민에 휩싸인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하고. 그저 사건을 의뢰하러 갔을뿐인데 어째서 하인취급에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되었을까하고 고민하지만 이미 자신은 에노키즈라는 거대한 항성에 잡힌 처지. 마치 무엇에 끌리듯이 끊임없이 장미십자탐정단의 사건에 휘말리며 허둥거린다.

본편에 해당하는 교고쿠도 시리즈가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라면 백기도연대는 에노키즈라는 인물 덕분인지 쾌활하고 시원한 분위기다. 교고쿠도 특유의 장광설도 적고 또 이야기 자체가 단편이라 술술 읽히는게 몹시도 유쾌한 소설이다. 탐정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전혀 사건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에노키즈 대신 이 시리즈에서도 역시나 사건을 해결하고 설명하는것은 서점주인인 교고쿠도. 교고쿠도라는 인물의 캐릭터 자체도 본편에 비해서 훨씬 귀엽게 나와서 외전이라고 하지만 본편과 전혀 상관없이 이 시리즈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본다. 워낙에 내용이 빵빵하고 두껍게 나와서 작가분에게 빨리 쓰라고 독촉하기도 미안하지만 벌써 다음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