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언제나 부럽다. 사진과는 다른 자신만의 또 다른 느낌을 담을 수있는 수단이 있다는것.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을수 있다는건 항상 부러운 느낌이었다. 전편에서도 그림은 많고 글은 적었지만 사실 이 책에는 더 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느 한곳을 정했다거나 쭉~연결해서 친절하게 설명조로 스페인갔다 파리갔다 다시 미국갔어 라고 해주지 않는다. 그저 지금 있는곳은 어디라고 사진과 어떤 느낌인지 간략하게 적어놓은 글이 다다. 페이지에 도시명이 써있지 않다면 본인의 글과 그림만으로는 어딘지 모를정도다. 그럼에도 가슴에 찡하게 오는게 있었다. 저번보다 사진은 더 많고 그림은 좀 줄었고 글은 아주 많이 적어진 이 책은 쉽게 읽자면 훌훌 읽힐책이고 천천히 보자면 많은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한 페이지에 펜선만으로 된 그림에 글 몇줄이 다인 경우도 많았지만 그 여백마저도 무언가를 말해주것만 같은 느낌. 무채색이 시원하니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는 그림들을 보며 이 책의 무엇이 나와 맞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평소 나는 글이 많은 책을 좋아한다. 물론 여행기니까 사진도 좋고, 그림도 좋지만 주저리 주저리 막 늘어놓는 글을 많이 사랑하는 편인데 그런 내가 평소 나의 기준으로 보자면 돈값도 못하는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몇 줄 안되는 글과 그림을 보면서 만족하고 있다. 세상 모든 일에 때와 장소가 있듯이 책도 그렇다. 첫느낌이 안좋아도 다시 읽으면 좋은 책이 있는가 하면 좋았는데 다시 읽으면 그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책도 많다. 내가 안좋아할수도 있었던 책인데 지금 나의 감성과 시간에 딱 맞췄는가 보다. 웬지 많은 것을 얘기해준것같아서 기분이 좋다. 좋은 책과의 만남. 그리고 그 만남에서 오는 야릇한 행복감은 항상 내게 세상은 좀 더 좋은곳일것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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