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찮아
윌리엄 알렉산더 지음, 황정하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 산 집앞에 있는 정원을 한번 멋지게 가꾸어보자고 시작했다가 고군분투, 좌충우돌하는 한 아마추어 정원사의 체험담(?) 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갖가지 해충의 공격에 좌절하고, 절대 제시간에 와주지 않는 일꾼에게 분노하며, 유기농을 꿈꾸었으나 결국은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차라리 슈퍼에서 사먹었으면 시간도 돈도 훨씬 절약되었을것을 너무나도 힘들게 거둔 토마토 하나가 토마토 한 박스 가격인것을 알고 허탈해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고소를 참을수 없었고, 정원에 너무나 집착하여 한겨울 칼바람속에서 부추를 수확하는 자기를 이상하게 보는 아들에게 뭐가? 우리 정상아냐? 라고 외치는 순간에는 폭소가 터졌다.

이 책이 내게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것은 내 경험과 비교해서이다. 울 엄마도 옥상에 조금만 텃밭을 만들어 가꾸신다. 1. 오이를 심었으나 해충을 막을수 없어 결국 뽑아야 했고(주인공도 해충때문에 유기농의 꿈을 접는다) 2. 방울토마토라고 심었는데 알고보니 큰 토마토였으며 그마저도 장마에 썩어버렸고(그도 토마토에 집착한다) 3. 상추밭에 날마다 도둑고양이가 와서 똥을 누고 간다(미국이다보니 야생동물과의 싸움은 처절하다) 4. 고추는 비료가 부족한지 새끼손가락 반만하다. 옥상에 있는 조금만 텃밭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우리집 텃밭에서 그나마 성공한건 상추뿐인데 얘들은 씨 뿌리고 물만 주면 걍 자란다. 벌레도 안생기고.

팍팍한 현대 생활탓인지 신문마다 베란다에 정원만드는 법, 집에서 새싹키우는법들이 넘친다. 좁은 땅에서 가꿀 정원이 없어 저마다 베란다에 상추심고 옥상에서 고추키우는 우리들로써는 넓은 정원을 가꾸며 사는 작가의 고군분투가 너무나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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