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힘이 세다 - 앙성댁 강분석이 흙에서 일군 삶의 이야기
강분석 지음 / 푸르메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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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니어링이나 데이빗 소로, 귀농에 대한 방송등을 보며 나는 도시 말이 안되는 얘기라 생각했다. 농사란 내가 알기에 세상에서 제일 힘든 직업이다. 중노동도 그런 중노동이 없다. 어릴적 우리 시골의 두 삼촌은 농사를 지었었다. 어릴때는 자세한 사정을 몰랐었다. 원두막에서 노는 재미에 그 수박 키우느라 삼촌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도 몰랐고 그 고생끝에 키운 수박을 가뭄에 장마에 헐값이다시피 넘기신것도 몰랐다. 좀 더 커서야 그 고단함을 알게 된것이다. 요즘 삼촌은 농사를 접으시고 골프장이니 온천이니 하는 곳에서 일을 하신다. 숙모는 식당일을 하시고. 그러면서 말씀하시길 농사지을때랑은 비교도 안되게 편하고 돈이 된다고 하신다. 농사지을때 푸세식 화장실에 옛집에서 사시던 삼촌은 이제 새로 지은 양옥집에서 사신다. 농사일이란 그런것이다. 죽도록 힘들고 돈은 안되는것. 저들이 저토록 유유자적히 살수있던건 땅 넓은 미국이라서 그런건지 지금보다 옛날이라 정말 씨만 뿌리면 가지가 휘도록 열매가 났던건지..정말 궁금하다.

그런 고생에 대한 말은 없이 마치 귀농을 하면 자연을 벗삼아 하루 몇시간만 일하면 되는듯이 얘기하는 책들이나 방송에 비해 이 책은 참으로 정직하다. 밭매기를 하다 너무 지쳐 밭고랑에서 그냥 자는 얘기, 이웃들의 텃세(시골사람 정 많다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텃세 장난아니다), 기껏한 농사 다 망쳐 1년 공친 일, 한달에 30만원을 못버는 곤궁함, 직거래의 어려움등등 시골생활의 어려운점까지 참으로 정직하게 이야기 한다. 농사? 정말 죽도록 힘든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골이 주는 매력에 끌린다. 시골이 주는 풍요로움과 힘듬. 그 모두를 경험해본 아직은 반쪽이 농부의 좌충우돌 농꾼일기. 책을 덮으며 웬지 모를 훈훈함이 느껴진다. 이 세상에 농부가 없다면 어떤 세상일지..그들이야말로 세상의 소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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