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겐 별난 취향이 하나 있는데 바로 직접 여행을 가는것보다 여행지를 보며 상상하는게 더 즐겁고 직접 요리를 먹는것보다 음식책을 보며 즐기는게 더 좋다는 점이다. 남들은 이상하다고 보지만 나는 항상 속으로(만) 생각했다. 꼭 먹어야 맛이고 가봐야 즐거운건 아니라구~~라고. 사실 실제로 여행을 가면 나는 항상 실망을 하고 돌아온다. 기대만큼 좋지 않고 상상만큼 즐겁지 않다. 기차는 너무 춥거나 덥고, 옆사람은 불쾌하고 동행은 투덜대기 일쑤고 음식은 맛이 없고 잠자리는 불편하다. 음식도 그런데 나는 비린내를 싫어한다. 하지만 사진속의 비린내따위는 하나도 없을것 같은 생선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상상속의 식사는 너무나도 멋지고 달콤하다.

알랭 드 보통은 이런 재미를 아는 사람이 틀림없다. 때로 현실은 상상을 따라갈 수 없다는것을...이 책에 나오는 갖가지 여행의 기술들. 시간이 없고 돈이 없어도 때로는 낯선것에 대한 공포없이 원하는 어느곳이든 갈수 있는 여행을 상상해 본 적 없는가. 이런 멋진 여행의 기술을 가르쳐 주다니. 그대 정녕 대단한 사람이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작가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사랑하는 작가가 되어가고 있다. 올 여름 꼭 머나만 지중해의 남쪽 섬으로 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한 권의 책과 한 잔의 맥주로 시원한 에어컨 아래의 내방 탐험은 어떤가?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우리집 옥상 탐험 또한 구미 당기지 않는가? 여행의 방법도 가지가지, 여행을 즐기는 기술도 사람마다 가지가지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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