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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다의 환상 - 상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온다 리쿠라는 작가 어떠한가 하여 조사하여 보니 저 단어가 따라다녔다. 여기서의 노스텔지어란게 도대체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한번쯤은..하는 생각에 맨 처음 산 책이 밤의 피크닉이다. 다른 책들에 비해 똑 떨어진 책이고 최근의 신간이어서였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지만 정말 괜찮은 느낌을 주었다. 마침 1,000원의 쿠폰을 발생하기에 이 작가의 현재 나온 모든 책을 다 샀다. 좀 무모했던것같다. 좋은 글이지만 연이어 읽기에는 좀 무리였기에. 읽으려니 문제. 어떤 순서로 읽지? 연대순으로 결정했다.
처음은 첫 작품이라는 여섯번째 사요코. 웬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의 글이었다. 그 다음으로 삼월은 붉은 구렁. 웬지 엉성하고 휑한 느낌의 글이었지만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 삼월은 붉은 구렁에서 뻣어나온 가지들. 보리의 바다와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는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책 전체는 정말 좋았는데 결말이 이 책의 좋은 느낌을 다 덮어버린 느낌이었다. 그에 비해 흑과 다의 환상은 마지막까지 좋았다. 각각 다른 인생을 살아온 네 명의 친구. 이들이 비일상을 찾아간 나흘간의 여행.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다. 그저 그뿐인 얘기지만 정말이지 이 작가. 내가 생각하는 노스텔지어를 잘 표현하고 있다. 노스텔지어의 사전적 의미는 향수. 과거에의 그림움으로 나온다. 내가 느끼는 노스텔지어는 웬지 모를 아련함이다. 어슴푸레하고 아련하고 뭔지 정확히 정의할 수 없지만 시린듯한 느낌.
요즘 웬지 일본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보게되었다. 여행이 비일상이듯이 내게는 독서란 비일상이다. 한국작가들의 글을 보면서 나는 도저히 비일상을 느낄수가 없다. 내가 한국소설을 잘 읽지 않는것은 그래서다. 작가님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들의 글은 나와 너무나도 가까워서 웬지 모르게 불쾌하다. 그에 반해 일본작가들의 글은 그들에겐 일상적인 일이라도 내겐 비일상적인 일로 다가온다. 내게서 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온다 리쿠의 책은 참으로 훌륭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산것이 아닌가하였으나 후회하지는 않을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