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니기때문일까. 그의 시선은 너무나도 날카롭고 예리하다. 또한 적나라하다. 우리의 아픈곳을 너무나도 날카롭게 찌른다.
당신들의 대한민국. 정말로 나 또한 많은 부분 공감하는 내용이다. 대학. 늦깍이로 들어간 그곳에서 교수들의 횡포아닌 횡포와 기껏해야 학생대표라는 직함 하나 달았다고 그들이 행하는 비리를 보면서도 다 그렇고 그런거라면서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괜히 벌집 건들면 지내기 힘들어. 뭘 기대한것도 아닌데 걍 지내자는 말로 그 불의들을 그저 눈감고 보냈었다.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나는 약했고 또한 게을렀다. 그들이 가진 기득권에 대들기엔 약했고 맞서싸우기엔 너무나도 게을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속에는 불만으로 가득넘쳤고 학교라는 곳에 대한 혐오감으로 넘쳐 흘렀다. 대학에서의 2년은 내게 초, 중, 고를 지내면서 가졌던 선생과 학교라는곳에 대한 혐오감을 더욱 굳혀주었고 인간에 대한 불신을 더욱 깊게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하나 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도. 박노자의 글은 나의 아픈곳을 깊게 찔렀고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인종차별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현재 공장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 앞에 있는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했었다. 나는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그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 말로는 구박이 심했다고 한다. 상습적인 구타는 아니었으나 멸시하는 분위기가 짙었다고...타인의 회사이고 모르는 사람이니 내가 무어라 할수도 무엇을 해줄수도 없었으나 인간에 대한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씁쓸한 뒷말을 느끼게 했음을 말해 무었하랴. 이러는 나역시 사대주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는 없어 티비속의 백인이 더 매력적인듯 하고 흑인은 어딘지 모자란듯 느끼고 있으니..
인류의 역사를 보자면 살인이 죄악이고 평등과 박애정신이 퍼진것은 정말이지 근래의 일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역사에 기록된 시기 자체가 그야말로 몇천년되지 않으니 더 말할것도 없다. 중세에는 마녀라 하여 산사람을 태워죽이는것은 죄도 아니었다. 유아유기나 영아살해가 큰 죄인것은 근대에 와서이며 그 근대에서도 50년전으로만 가도 불과 10세 근방의 아이들을 중노동으로 부려먹는것에 대해 아무도 비인간적이라 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다수의 나라에서 대다수의 어린이들이 중노동에 동원되고 있으며 그 사실을 버젓이 알면서도 자본주의의 원리로 그저 눈감고 귀막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다. 이런점을 보자면 인류의 역사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것 같다. 그래 간다고 확신치는 못하겠다. 허나 나은쪽으로 가는것 같다...(희망을 담아서 그리 바라고 있다) 우리 나라가 민족상잔의 비극에서 벗어난지 아직도 얼마되지 않았다. 같은 국민들끼리 죽이고 죽인 그 장면을 목격한 분들이 아직도 정정하시다. 그러니 우리가 아직도 민족적인 일종의 히스테리 상태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것이다. 앞으로 나아지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잘못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그에 대한 반성이 먼저 뒤따라야 할것이다. 우리가 우리라는 이유로 눈감아주고 감싸주는 잘못들에 대해서 이 책은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다. 정말 많은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