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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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글이 좋은 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을 쓰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에세이가 그렇다. 별것 아닌 일상을 맛깔나고 유머스럽게 툭툭 던지는 그의 글들을 읽고 있자면, '뭐 이런건 나도 쓸 수 있겠는데? 하루키는 너무 거저먹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쓰려고 보면 글이 생각보다 줄줄 나오지 않는다. 쉬운 글쓰기는 역시 하루키니깐 가능했던 것. 

이번에 출간된 에세이집 '더 스크랩' 역시 하루키가 에스콰이어 등 미국 잡지를 보면서 느낀 감상을 적은 '거저먹은' 글들이 넘쳐나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것들조차 나쁘지 않은 것을. 아니 솔직히 말해 좋다. 

 

 

책 속에서 

 

나는 일단 자유업자여서 위크데이도 주말도 전혀 관계가 없다. 그래서 요일 감각 없이 매일 그날이 그날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된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물어도 얼른 대답하지 못한다. 그저 화목토가 쓰레기 버리는 날, 월요일이 이발소 정기휴일이란 것만은 외우고 있어서, 이것이 요일 망각증의 최후 방지책이 되고 있다. 

 

19820720

최근에는 <뉴요커>에 실린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전화를 거는 곳>과 도널드 바셀미의 <벼락>, 이 둘을 추천한다. 카버는 늘 그렇듯이 금세 반할 정도로 좋은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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