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 김민정 산문
김민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표지도 글도 섹시하다. 책에 담긴 산문과 시들이 하나 하나 맘에 들었다. 요즘들어 박진감 넘치는 소설보다는 담담한 에세이가 잘 읽힌다. 독서 취향도 변해가나보다.

 

 

기억에 남는 구절 

 

"왜 서울에선 친구들끼리 미리 약속을 하지 않는 걸까? 만나고 싶은 사람일수록 미리 약속을 잡아 확실히 해두고 그 약속을 기대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데, 다정한 약속일수록 연약하다. 정말로 왜 그럴까?"

 

엄마밥, 엄마의 존재

타고난 효녀가, 환생한 심청이가 나려니 자신해온 내가 큰 착각임을 알고 스스로 뭇매질을 하게 된 건 근래의 일이었다. 한 패션 디자이너가 손맛 좋기로 소문났던 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가장 먼저 김치부터 냉동실에 얼렸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고부터였다. 울면서 배추김치 한 줄기를 조금씩 아껴가며 찢어 먹었다는 얘기를 듣고부터였다. 그래 그 김치! 엄마 죽으면 못 먹을 엄마 김치! 내가 엄마의 부재를 알뜰히 살뜰히 살핀 것은 혹여 엄마보다 엄마 밥상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이 아니었을까.

 

 

책에서 소개된 다른 책들

 

- 여장남자 시코쿠 (황병승 저)

-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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