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 교사들과 함께 쓴 학교현장의 이야기
엄기호 지음 / 따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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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비판한 책이다. 기존의 책들은 주로 학생이나 학부모의 시각에서 분석한 것에 반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는 교사 입장에서 현실을 바라본 측면이 신선했다. 책 제목 그대로 교사 역시 학교가 힘들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수업을 제외하고라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각종 행정 업무와 학생들의 불신, 동료 교사들과의 단절 등 등... 책을 읽으면서 교사가 얼마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직업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 많았다.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속에서

 

안전은 경쟁과 더불어 학교를 통치하는 또 다른 원리가 되었다. 교장, 교감과 같은 관리자들의 가장 큰 소망은 학생들이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영재학교나 몇몇 특수한 학교를 제외하고는 '시장이 원하는 글로벌 인재'를 만드는 것도 교육의 목표에서 멀어졌다. 대다수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관리자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것이다. 선별된 극소수에 대해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아 학교를 빛내기를 바라지만 나머지 대다수의 학생에 대해서는 자신의 임기 동안에 사고를 치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바람이다.

 

"요즘 학교에 기간제 선생님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체로 보면 아직 정규직이 월등히 많지만, 20~30대 선생님들만 놓고 보면 거의 6:4 비율로 기간제 선생님들이 더 많습니다. 앞으로 학교가 얼마나 파행으로 갈지 예측되는 대목입니다. …… 학교에선 몇 년 전부터 선생님들의 담임 기피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이상한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죠. 정규직 선생님들이 담임을 기피하니 약자인 기간제 선생님들이 담임을 떠맡게 되는 현상입니다. 우리 학교는 특히 기간제 선생님들이 담임도 많이 맡고, 보충수업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정규직 선생님들이 자기 편하려고 교육자적 양심을 팽개치고 담임을 기피해 기간제 선생님들에게 떠넘긴다는 비난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비난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인 것 같아요." (허 교사, 교육공동체 '벗'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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