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돈이 세상을 살린다
빌 토튼 지음, 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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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묵직하다. EBS에서 출간한『자본주의』와도 그 맥락이 유사한 책으로 자본주의와 은행에 대한 상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한데, 미국 사람이지만 일본에서 사업체를 꾸려가고 있어 주로 일본 경제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다. 일본의 산업구조나 조직문화가 우리나라와도 유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 속에서

 

자본주의의 목적은 돈을 가진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것이다. 노동자는 그것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필요하면 저임금으로 대량으로 고용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간단히 해고한다. 그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자본가나 지주에게는 더 바랄 것이 없는 시스템이지만, 노동자에게는 대단히 불리한 시스템이다. 인간의 행복을 첫째 목표로 생각한다면 자본주의는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계급에게는 싸늘하고, 한 줌밖에 안되는 자본가와 지주 등 부자들에게는 따뜻한, 매우 편파적인 것이다.

 

이익은 수입에서 지출을 뺀 것인데, 지출 중에는 사원들에게 지불하는 급여나 보너스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주주를 부유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이익을 크게 만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지출 삭감이 필요해진다. 그리고 손쉬운 지출 삭감 방법은 급여의 삭감이나 구조조정이다. 따라서 미국 기업에서는 주주 이익을 위해서 급여 삭감이나 구조조정이 되풀이해서 행해지고 있다. 이것은 말을 바꾸면, 주주를 위해서 종업원을 희생시키는 것이며, 회사를 유지·성장시키기 위해서 일을 하고 생활의 양식을 얻는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과 같다.

 

은행이 지폐를 발행한다(보관증을 대출한다)는 것은 금은 이상의 돈을 만드는 것, 즉 화폐의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이 구매력을 증가시켜 경기를 자극하고 산업이 발전하는 토대를 만드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중앙권력이 아닌 민간의 상인에게 통화 발행권을 넘겨주어 그들이 자유로이 돈을 창조하는 이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금세공사가 짜낸 사기나 다름없는 비즈니스, 즉 갖고 있지도 않은 금은을 기초로 보관증(지폐)을 인쇄, 대출하여 그 이자를 취하는 행위는 나중에 '신용창조'라는 이름이 붙여져, 경제학의 기초 중의 기초가 되었다.

 

잘못 관리된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가장 먼저 만들어내는 것은 통화 인플레이션이며, 그 다음이 전쟁이다. 양쪽 모두 단기적인(그리고 허위의) 번영을 가져다주고, 영구적인 파괴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어느 쪽이건 정치적·경제적 궁지에서 벗어나는 좋은 구실이 된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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