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 2 - 일, 정치, 쫄지마 편 강신주의 다상담 2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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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내용을 책으로 옮겨놓다보니, 중복되는 내용이 다소 많은 것이 흠이었으나 '일'관련 챕터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육아나 다른 활동들이 모두 피곤한 일로 여겨지는 원인이 '일 중독'에 있다는 저자의 말에 어느정도 공감이 되었다.

 

 

인상깊은 구절

 

설상가상으로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자본주의는 우리를 한 치 앞도 생각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 속으로 더 무섭게 몰아넣어 버리고 맙니다. 이제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 되어 버렸지요. 그러니 일한다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고, 여력도 없습니다. 한눈을 팔았다가는 그나마 있는 일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일에 몰입하게 됩니다.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혹은 일할 수 있을 때 실직의 공포를 잠시라도 잊기 위해서 말입니다. 마침내 우리는 일에 중독된 워커홀릭이 되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왜 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일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불행하기만 합니다. 지금 우리는 향유하는 시간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기 때문이지요. 일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것에 젬병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느 하나에 능숙하다는 것은 다른 것에는 서툴다는 것을 함축하니까요. 그러니 아이들과 노는 것, 아내와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 심지어 가족과 함께 공연장에서 연주에 몸을 맡기는 것, 어느 하나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한다는 것은 항상 과도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일 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다시 일에 몰입하게 됩니다. 잘할 수 있는 것이 일밖에 없고, 그래서 일할 때 편안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식으로 마침내 우리는 구제할 수도 없는 워커홀릭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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