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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말하다 ㅣ 김혜리가 만난 사람 1
김혜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경청하는 법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대를 감싼 부드러운 표피를 뚫고 지나가기란 저 멀리 만년설이 덮인 안나푸르나, 설산을 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곧잘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의 벽에 부딪쳤을 때 가혹한 자연조건에 맞서려는지도.
결국은 당신에게 남은 것은 하나다. 산을 옮기는 것만큼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산을 넘는 것보다 더 담대하게, 그리고 머나먼 과학적 진실을 찾는 것보다 더 섬세하게, 티라미스보다 더 부드럽게 그대를 향해 걸어갈 뿐이다. 결국 내쳐지는 것보다 다가가려는 절박함이 더 커야할 문제이다.
그녀는 듣는다. 묻기보다 듣는 것.
이것이 어쩌면 세상을 뒤덮은 목소리가 높아
익숙한 카페 한구석에서조차 그대와 소통할 수 없는 지금 이 곳에서 모두들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그저 그녀는 단지 그 하나만을 먼저 알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