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사생활 창비시선 270
이병률 지음 / 창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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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그의 마음 속 텅 빈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는 바람소리가 구슬프다.

 

바람 지나간 자리 트고 갈라져 고름이 흐르고 다시 새살이 돋아나지만

 

그 선연한 자욱들 너무도 완연해 그저 어루만져주고 싶었다.

 

하지만 도드라지는 그 자욱마다 너무 예민하기에

 

어루만짐이 도리어 상처가 되는데

 

아. 이렇게 바람은 지나가고 봄, 여름, 가을이 다되도록

 

숨죽여 그는 울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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